'부족한 인력상황' 원인…화상면접 등 도입
활동가 "모니터링 강화·면접 영상 공개해야"
변호사 "난민신청자 '불법노동'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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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난민' 따기…원인은 '인력 부족'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난민 지위를 얻기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법무부의 1차 심사를 거친 뒤, 불인정되면 이의 신청을 통해 2차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마저도 떨어지면 행정소송을 통해 다퉈볼 수 있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이 전체 과정을 통틀어 지난 10년간 약 1~2%만이 난민 지위를 획득했다. 구체적으로 2022년 기준 1차 심사에서 22명, 2차 심사 14명, 행정소송 8명이 인정됐다.
부족한 인력상황도 낮은 인정률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난민전담공무원은 난민심사관 4명을 포함해 총 90명이다. 이에 지난해 11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난민담당 공무원 1명이 177건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며 법무부에 △난민심사관 등의 전문성 확보 및 인력 확대 △난민위원회 상설화 및 난민위원회 위원 확대를 권고했다.
법무부도 최근 난민심사가 더욱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 중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소수 언어 구사 외국인도 심사를 볼 수 있게 화상면접 심사를 도입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3월 30일까지 시범운영한 뒤 4월부터 정식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난민전문통역인도 106명(25개 언어)을 위촉했다. 기존 308명과 더불어 총 414명(34개 언어)이 통역을 담당한다.
◇재심사 기간에 취업 불가능…결국 한국 떠나
이현주 난민인권센터 활동가는 "신청자와 조사관 모두 통역사에 의지해 심사를 진행하는데, 통역이 잘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없는 상황이다. 아랍어만 해도 다양한 방언이 존재하지만, 표준어만 가능한 통역사들이 대부분"이라며 "모니터링 도입과 함께, 면접 녹화 영상을 신청자 본인에게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활동가는 신청서 작성을 보조하는 전담 공무원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신청서에 상당히 많은 내용을 적어야 하지만, 신청서가 다양한 언어로 비치된 것도 아니라서 작성이 어렵다"며 "네덜란드의 경우 전담 공무원이 신청자의 얘기를 다 듣고 작성을 도와줘, 면접 조사에서 온전한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첫 심사 탈락 후 재신청 과정에서 지위가 불안정해지는 것도 풀어야 할 문제다. 현재로썬 난민 심사 재신청자는 출국기한 유예만 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내 취업이 불가능해 사실상 출국을 강제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인권위는 '난민 재신청자에 취업 허가 등의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전했지만, 법무부는 무분별한 재신청 허용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연주 난민인권센터 변호사는 이와 관련 "인권위 의견 표명 이후 '중대한 사정'에 한해 취업이 가능한 '체류 자격'을 연장해주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센터가 조력한 분들 중에선 두 사례만 인정됐다"며 "사실상 대부분 난민신청자가 생존을 위해 불법 노동을 강요받고 있고, 이는 곧 추방·구금으로 이어진다"면서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 난민기구 역시 '물리적으로 쫓아내는 것만이 아니라, 생존 수단을 다 막아놓고 어쩔 수 없이 떠나게 하는 것도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난민 단체들은 재신청자의 취업을 어렵게 만든 난민법 제40조 제2항 등에 관한 헌법소원을 2022년 1월 접수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변론이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