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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부터 1975년까지 김구림은 일본을 오가며 사물과 시간의 관계성에 대해 더욱 깊이 탐구했다. 1960년대 말부터 일본은 사물의 상황적 존재를 중시하는 모노파의 영향권 아래 있었다. 모노파 작가들은 나무, 돌, 철판, 종이, 거울 등의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구림은 이런 환경 속에서 빗자루, 걸레, 양동이, 전구 등 기성품에 채색하거나 사포를 이용해 표면을 마모시켰다. '빗자루' 역시 갓 구입한 실물 빗자루에 유화 물감을 덧대어 오래된 사물처럼 보이도록 만든 작품이다.
현재의 시간을 과거로 되돌려 보내는 그의 방법론은 우리 눈에 보이는 사물은 현상이지 본질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또한 실제(오브제)와 이미지의 간극에 대해서도 질문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