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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캔버스에 뿌려놓은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영롱하게 반짝이는 걸 봤어." 이것이 작가가 물방울을 제작하게 된 직접적 계기가 되긴 했지만, 그의 물방울에는 한국사를 관통하는 사상과 아픔이 담겨 있다. 전쟁의 트라우마 같은 시대의 고통과 상처를 담고 있는 것이 바로 김창열의 물방울인 것이다. 김창열에게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는 모든 것을 물방울 속에 용해시키고 투명하게 '무'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행위이다.
그의 대형 작품 '온고지신'은 여러 물방울들이 흘러내리며 형상과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물이 고인 양에 따라 모양도 제 각각인데, 가늘고 굵은 형태를 만들며 그 안에 우주를 담아낸다. 흘러내린 물방울 자국은 전쟁의 상흔이 담긴 눈물의 흔적같이 보이기도 한다.
케이옥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