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5.5% 상승해 30∼4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를 밑돌았다.
물가상승률은 새해 들어서도 둔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LCG 컨설팅은 보고서에서 아르헨티나의 1월 셋째 주 주간 물가상승률이 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 달 전 주간 물가상승률 11%보다 많이 낮은 수치다. 이 기간 식료품 가격 상승률도 10.7%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식료품 가격 상승률(29.7%)보다 상승세가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석유류 가격은 1∼2% 하락했다.
이와 같은 인플레이션 완화 현상의 배경 중 하나로는 소비 위축이 꼽히고 있다. 현지 매체 클라린에 따르면 1월 첫 2주간 대형마트의 매출은 12% 하락했다. 또 주유소의 매출은 최대 20% 급감했다. 앞서 12월 마지막 2주 기간 소비는 전년 대비 1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은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은 채 소비가 줄어드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살인적인 물가상승에도 소비자들의 사재기 현상에 의해 소비가 유지되는 흐름이었지만, 올해는 적어도 3월까지는 소비 둔화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가 예상된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로 물가상승이 주춤한다고 해도 올해 상승률은 여전히 세 자릿수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센티아 컨설팅사의 오스발도 델리오 이사는 "최악의 상황은 물가상승률이 둔화하지 않은 채 소비까지 하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는 연간 물가상승률 211.4%를 기록해 3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며 남미 베네수엘라를 제치고 물가상승률 세계 1위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현지 화폐 페소화를 50% 평가절하하고 각종 가격 규제를 중단하는 등 급진적인 조치를 단행했지만 만성적인 인플레이션 위기에서 벗어날 탈출구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