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와 양극화, 정치적 갈등과 분열로 인한 민주주의 후퇴, 저성장과 정체된 사회적 계층이동, 각자도생의 개별주의 확산과 공동체 가치의 후퇴 등이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거센 도전이다.
이러한 가운데 거시경제학의 대표적인 학자이자 성균관대학교 총장을 지낸 김준영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한국 경제를 향한 성찰과 비전을 담은 '선진국 경제의 품격'을 펴냈다.
오랜 세월 대학에 몸담으며 한국 경제를 고찰해온 저자가 대한민국이 G7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경제혁신의 길을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인문·사회적 가치에서 혁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과 휴머니즘이 공존하는 경제가 한국 경제의 미래 희망이라고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생·고령화로 생산력과 활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정치·경제·사회적 양극화와 사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과 혁신을 앞서 이끌어야 할 정치는 포퓰리즘을 내세우며 분열을 증폭시키고 있다. 공존, 공감, 공익, 공동선이라는 가치가 무너지고 각자도생의 개별주의가 만연했다.
결정적으로는, 경제적 가치를 뛰어넘는 인문정신과 사회적인 도덕 기반이 튼튼하지 않다. 선진국 경제의 품격은 기술과 경제력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다. 경제에 인문·사회적 가치를 채워야 하며 휴머니즘이 실현돼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에서 저자는 한국경제를 성찰과 희망의 양면에서 진단하면서 선진국 경제에서 내장해야 할 핵심가치와 소프트웨어, 인문정신과 사회적 가치를 연결한 소프트파워, 그리고 혁신기술과 휴머니즘이 공존하는 품격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경제에도 품격이 있다. 지금 한국경제는 선진국 경제의 품격을 다져야 한다"며 선진국 경제의 품격이 지향하는 청사진을 궁극적으로 행복경제, 융화경제, 공감경제에 두고 한국 선진국 경제가 인류 사회에 기여할 중추적인 역할을 설계했다.
그는 "한국 선진국 경제에는 경제 그 이상의 인문정신과 사회 도덕적 품격을 채워야 한다"며 "경제와 인문·사회적 가치는 하나의 관계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자는 경동고등학교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제14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했다.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성균관대 경제학과에서 약 30년 동안 거시경제학과 재정학을 연구하고 교육했다. 성균관대 총장과 이사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국가정책개발을 총괄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경제성장과 불평등 사이의 마찰을 줄이고 공정한 사회를 향한 한국의 사회통합적 신성장전략을 내놓으며, 한국 경제 대전환의 기회로서 통합의 패러다임을 전파했다. 그동안 '한국경제, 대전환의 기회' '한국의 물가경제' '여성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 등을 집필하며 한국 사회의 핵심 이슈들을 진단하면서 경제·사회적 대화를 지속해왔다.
21세기북스. 2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