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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메트)에서 7∼11월 열렸던 '나무와 뱀: 인도의 초기 불교미술'전을 재구성한 것이다. 인도 불교미술은 그간 북인도 중심으로 소개돼 왔고 국내에 인도 데칸고원 동남부 지역에 해당하는 남인도 미술 관련 전시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 남인도 불교 미술품들을 스투파(불교에서 부처나 훌륭한 스님의 사리를 안치하는 '탑'을 뜻하는 인도의 옛말) 조각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풍요로운 자연이 있었던 남인도인들은 자연과 생명의 상징을 스투파 조각 장식에 사용했다. 자연의 정령을 의인화한 약샤(약시), 물 속에 사는 전설의 동물 마카라 등이 불교 조각 속에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전을 쏟아내는 연꽃 모자를 쓴 약샤', 풍요의 신 락슈미를 표현한 사암 조각상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인도 전역을 통일한 아소카왕은 북부 갠지스강 유역 스투파에서 석가모니 사리를 꺼내 인도 전역의 팔만사천개 스투파에 나눠 안치했다. 전시에서는 북인도 피프라와 스투파에서 출토된 사리와 아소카왕이 사리를 다시 나눌 때 넣었던 보석이 소개된다.
전시 출품작들은 뉴델리국립박물관 등 인도 12개 기관과 영국박물관 등 유럽 3개 기관, 메트 등 4개국 18개 기관과 개인의 소장품들이다. 발굴 후 한 번도 인도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던 유물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미국 메트 전시는 학술적인 성격이 강했지만 이번 전시는 국내에 남인도 불교 미술이 처음 소개되는 만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4월 14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