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 화엄사 성보박물관은 '수행(繡行) 문을 열면서' 라는 제목으로 혜서 정미자 작가의 전통자수 작품(수행자 의복과 전통가사 등)을 내년 1월 2일까지 전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정미자 작가는 단국대 평생교육원 복식교육을 수료했으며, 전남 기능 경기대회 한복 동메달을 수상했다. 현재 예인공방 대표이다.
이번 전시작품으로는 총 24점이 된다.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은 '일월광첩을 수놓은 9조 홍가사'와 고려불화에서 재현 한 '25조 첩상가사'이다.
'일월광첩을 수놓은 9조 홍가사'는 해를 상징하는 까마귀와 달을 상징하는 토끼를 중심으로 여러 문양을 표현했다. 불교에서는 해와 달을 불보살의 화신이나 불법을 수호하는 존재로 본다. 해와 달의 광명이 불교의 지혜와 자비심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또한 가사의 네 모퉁이에 사천왕첩을 부착하는 양식은 우리나라의 전통 가사인 홍가사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수행자의 의복이자 법복인 전통가사를 짓는 과정을 나만의 수행법으로 정하고, 세속의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버린다는 의미로 분소의로 옷을 만들어 입으시는 부처님의 수행법을 생각하며 하나하나 일기 쓰듯이 바느질 정진을 해서 전시회를 준비한 혜서 정미자 작가에게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정미자 작가는 "수행(繡行)이란 실 사(絲)와 엄숙할 숙(肅)이 만나서 수놓을 수(繡)가 된다. 옛 규방에서 이루어졌던 고급문화가 수와 바느질을 통해 예술문화로 정착했다. 더 나아가 수를 놓는 것을 수행(修行)으로 삼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