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0일까지 M씨어터..."왈츠·행진곡 등 다채로운 음악 사용"
|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예술감독은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맥베스' 프레스콜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일부터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원작을 뮤지컬로 재해석한 서울시뮤지컬의 신작이다. 국내에서 '맥베스'를 뮤지컬로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은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의 욕망과 파멸을 그리며 인간 본성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권력에 대한 야망으로 왕의 자리를 빼앗은 맥베스가 살인을 거듭하며 몰락하게 되는 비극이 펼쳐진다.
|
작품에서는 맥베스가 행하는 살인이 3단계로 나누어진다. 맥베스에게 왕위를 넘겨주지 않은 던컨 왕을 죽이는 1단계, 자신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서 동료 뱅코를 죽이는 2단계, 양민을 죽이는 3단계인데, 이 단계마다 막을 전환한다.
조 연출은 "1단계는 마땅히 가져와야 할 것을 가져오지 못해 한 살인"이라며 "하지만 전장을 함께 누빈 동지를 죽인 2단계는 하지 않았어도 될 살인이고 3단계는 트라우마와 자격지심으로 인해 완전히 다른 인물로 되어가는 살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3단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셰익스피어 작품의 무게감을 덜고 지루하지 않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의 특징 중 하나는 무대에 등장하는 코러스다. 이들은 관객과 함께 제삼자의 시점에서 거듭해서 살인하는 맥베스와 그의 아내 맥버니를 바라본다. 조 연출은 "코러스라는 존재를 등장시켜서 맥베스가 치열하게 싸우고 죽이는 모습을 때로는 무관심하게, 때로는 조롱하듯이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
김은성 작가는 "동시대 극장에서 뮤지컬로 관객들을 만나야 한다는 점에서 '왕실 누아르'로 전략을 잡고 대본을 만들었다"며 "너무 유명해서 식상한 부분들은 없앴다. 신화적 장치를 빼고 인과관계에 따른 결말을 가져왔지만 욕망에 따른 비극의 굴레라는 원작의 메시지는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음악은 팝, 왈츠, 행진곡, 대관식 찬가, 원시적 리듬의 주술적 음악 등 다채롭게 사용했다. 박천휘 작곡가는 "왈츠를 밝은 4분의 3박이 아니라 죽음의 소용돌이를 몰고 가는 박자로 활용했다"며 "불규칙한 박자들을 사용해 긴장감을 높이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왕이 되려는 야욕에 사로잡힌 맥베스 역에는 한일경과 성태준이 캐스팅됐다. 맥베스의 조력자로 활약하는 맥버니는 유미와 이아름솔이 연기한다. 맥베스와 맥버니를 제외한 열네 명의 배우들은 코러스 역을 겸한다. 공연은 이달 3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