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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공관위원장 추천해달라”…김기현 “그러려고 활동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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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 유제니 기자

승인 : 2023. 11. 30. 17:17

혁신위 측 제안 즉각 거절한 김기현
아무와 소통없이 홀로 발표한 인요한
혁신위 내부 "소통 없이 깜짝 발표"
전문가 "애초에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
국민의힘, 의회폭거 대응 비상의원총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이만희 사무총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회폭거 대응 비상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송의주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에 추천해달라고 제안한 데 대해 김기현 대표가 즉각 거부 의사를 표했다. 인 위원장이 '중진·지도부·친윤그룹의 수도권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 선언'을 권고한 후 아무런 반응이 없어 최후통첩에 나섰지만, 김 대표가 이를 단칼에 거절한 것이다. 혁신위 활동도 조기 종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30일 국회 본회의 중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장이 되려는 목표를 갖고 그동안 혁신위 활동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회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공관위원장 자리를 갖고 논란을 벌이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혁신위가 참 수고를 많이 했는데 당의 발전을 위한 나름대로 좋은 대안을 제시해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를 거절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혁신위 회의 직후 "나부터 먼저 희생하며 당 지도부에 제안한다. 이번 총선에 서대문 지역구를 비롯한 일체의 선출직 출마를 포기하겠다"며 "혁신위에 전권을 준다고 공언한 말씀이 허언이 아니면 나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발표했다. 당 지도부는 물론 혁신위원들과도 논의된 바 없는 제안이었다고 한다. 혁신위는 '희생'을 키워드로 한 혁신위 2호 안건을 공식 안건으로 의결하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국힘 혁신위-01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10차 회의에 이소희 혁신위원의 휠체어를 밀며 입장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에 당은 물론 혁신위 내부에서도 '속도조절에 실패한 과한 제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공관위원장은 당의 총선 후보를 어떤 기준으로 어디에 배치할 지 정하는 막강한 힘을 가진 자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당 대표와 돈독한 신뢰를 쌓은 잔뼈 굵은 '정치 베테랑'들이 공관위원장을 맡아왔다.

국민의힘 지도부 한 인사는 "김 대표가 아무런 희생 조치를 취하지 않으니 인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희생시켜주겠다고 압박하는 모양새"라면서도 "인 위원장은 정치인도 아니고 순수한 결단으로 이 같은 제안을 하셨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정치학박사 김용호 윤보선민주주의연구원장은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공관위원장 추천은 당 대표의 굉장한 권한 중 하나"라며 "인 위원장이 김 대표에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던졌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혁신위 활동을 마무리 짓는 수순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봤다. 사실상 혁신위 활동 조기 종료를 위한 명분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가 거절 의사를 밝히며 혁신위 활동도 종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정해용 혁신위원은 이날 김 대표의 거부에 대해 "조기종료 수순을 밟게될 것 같다. 그동안 발표했던 안건의 디테일을 정리하고 보고서 형태로 만드는 절차가 남아있다. 이걸 의결해서 당에 제출하는 게 통상 관례"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은 또 "공관위가 구성되고 본격적인 '정치의 철'이 되면 그동안 혁신위가 제안한 많은 안건들이 관철될 것"이라며 "타이밍 상 지금은 이르지만 결국은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혁신위는 김 대표의 거부 의사가 나온 후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요청한 취지는 '2호 안건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 없다면, 내가 먼저 희생하고 내려놓을 테니 공관위에서 혁신 작업을 실천으로 완성하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혁신위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공관위원장을 요청할 하등의 이유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박지은 기자
유제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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