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들은 각각 해운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향후 경영계획과 함께 인수 자금 마련 방식까지 각각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 섞인 시선은 여전하다.
앞서 전국해상선원노조연맹은 HMM의 매각이 '졸속'이라고 비판하면서 "공적자금과 투자금 회수를 위해 무리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 이전에 HMM노동조합도 인수 후보의 적격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더 신중한 매각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낸 바 있다. 특히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하는 인수 후보 기업들이 회사의 축적 자본을 다른 목적으로 유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처럼 HMM의 인수 후보를 더욱 까다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무역 의존도는 88%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대부분은 선박으로 운송되기 때문에, 운임은 무역수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유일한 국적 선사인 HMM은 운송비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만약 국적선사가 없다면, 타국 선사가 우리나라 항구에 들르게 하기 위해 더 높은 운임을 쥐어줘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HMM는 세계 8위 규모의 글로벌 해운사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전 세계로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지난 2017년 해운업을 지탱하던 또 다른 한 축인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 상당부문의 물동량이 해외 선사로 옮겨가자 국내 기업은 물류 대란을 겪어야 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는 해운업을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높지만, 실제 수출입량은 인근인 중국, 일본 등 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며 "국적선사가 없으면 글로벌 선사의 독점구조가 강력해져, 우리나라로 향하는 선박 운임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HMM 새 주인이 가져야하는 책임감은 그래서 더 막중하다. 당장 모회사의 물량을 맡기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 전체를 세계와 이어야 한다. 더구나 해운업은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시클리컬(Cyclical) 산업이기 때문에 기업의 '기초체력'이 중요하다. 당장 인수에서 끝날게 아니라 경영 과정에서도 자금 조달이 빈번할 수 있는 만큼, 더욱 신중한 인수자 선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