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와 종단 모두 강한 영향력 보여
최근까지 대학생 전법 등 왕성한 활동
갑작스러운 비보에 조계종 당혹·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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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이 조계종에 따르면 자승스님은 전날 오후 7시 무렵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대원에 의해서 법구(시신)가 발견됐다.
서울 강남 봉은사 회주(會主·사찰 내 어른 스님)인 자승스님은 이날 칠장사를 방문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여러 명과 함께 있었다는 소문과 달리 조계종은 "(CCTV를)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다르며, 자승스님께서 혼자 입적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수사 절차상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을 보내 자승스님이 기존에 사용하신 물건과 DNA 대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화재에 자승 전 총무원장이 피신하지 못했거나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해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자승스님은 1954년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제30대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의 상좌도 지냈다.
동화사, 봉암사 선원 등에서 안거 수행하고 수원 포교당, 삼막사, 연주암 주지 등을 역임했다. 1986년부터는 총무원 교무국장으로 종단 일을 시작했다.
이후 총무원 재무부장, 총무부장 등을 지내고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4선 했다. 2006년 14대 전반기 중앙종회에서는 의장을 지냈다.
자승스님은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총무원장 연임에 성공한 유일한 인물이면서 퇴임 후도 활발한 활동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조계종의 실세로 평가받았다. 입적 전 그는 동국대학교 건학위원회 총재 겸 조계종 국회에 해당하는 중앙종의회 소속 의원들의 모임인 '불교광장'의 총재기도 했다. 불교광장은 소속 중앙종의회 의원 81명 중 60명 이상이 소속된 최대 종책모임으로 불교광장의 추대로 현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투표 없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또한 자승스님은 정치권과도 많은 교류해 왔다. 여야 국회의원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도 봉은사를 방문해 불교계 현안을 듣는 등 불교계를 대표하는 원로로 역할을 했다.
조계종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당혹스럽고 침통한 기색이 역력했다. 자승스님이 최근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종단 정책에 대한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불과 사흘 전인 27일 불교계 언론사와 만난 자리에서 "나는 대학생 전법에 10년간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2027년 교황 방한이 예상되는 가톨릭 세계청년대회에 맞춰 서울에서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직 총무원장의 입적이라서 장례는 조계종 종단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계종은 조만간 장례와 관련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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