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새 98만4769마리 중 84.2%가 AI 전파 가능성 높은 오리과 조류
환경부, 국내 야생조류서 고병원성 AI 검출 시 '심각' 단계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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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93종의 겨울철새 98만4679마리가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112곳을 찾았다.
이와 관련 오리류 44만1871마리, 기러기류 38만251마리, 고니류 7488마리 등 오리과 철새(82만9610마리)가 전체 철새(물새)의 84.2%를 차지했다. 종별로 쇠기러기가 20만1640라리로 가장 많았고, 큰기러기(17만8408마리), 가창오리(14만9378마리), 청둥오리(13만4028마리) 순이다. 이들 오리과 철새는 주로 충남 서산 간월호(14만5512마리), 전남 영암군 영암호(11만996마리), 충남 태안 부남호(5만3898마리) 등지에서 관찰됐다.
문제는 오리과 철새의 출현은 AI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해외에서 날아 온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10월까지 야생조류에서의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는 3912건으로 지난해(3834건)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과감하고 선제적인 방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종구 인천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AI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개체 간 밀집도가 높은 축사·계사 등에 바이러스가 퍼져 고병원성 변이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철새 서식 장소와 축·계사를 오가는 사람의 이동을 관리하고 농장 내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야생조류 인플루엔자 행동지침에 따라 '주의' 단계를 유지하면서 철새도래지 87곳을 격주로 예찰하며 빈틈없는 방역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 야생조류에서 아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되지 않았다"면서도 "만약 비상대응체계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 매주 예찰을 진행하고, 지자체는 AI 발생지를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를 출입 통제하는 차단 방역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