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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에는 정 대주교와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서울대교구 주교단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교황청 국무장관 에드가르 페냐 파라 대주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포함해 내빈 200여 명이 참석했다.
축사에 앞서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명의로 전달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낭독됐다. 교황은 이 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과 교황청의 관계는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 국민의 공동선을 위해 기여했다"며 "한반도 전역의 평화를 증진하는데 지속적으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정 대주교는 "우리에게 교황청은 단순한 국가 간의 관계를 넘어서 반석·바위·성곽과 같은 역할을 했다"라고 말하면서,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교황청의 전폭적인 지지를 설명했다.
1947년, 비오 12세 교황은 패트릭 번 주교를 초대 교황사절로 임명하고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합법적인 독립 국가로 인정했다. 이러한 교황청의 지원에 힘입어, 1948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유엔총회에서 한국 정부가 승인을 받고 국제사회에서 정식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정 대주교는 또한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장면 박사의 유엔총회·바티칸 파견(1948) 등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역시 교황청과의 협력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음을 강조했다.
교황청 국무장관 파라 대주교는 "한국은 어렵고 비극적인 순간에도 평화를 증진하고 사랑의 문명을 건설하는데 굳건히 헌신하는 한편, 풍요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힘을 지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시회에는 2027년 세계청년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한 결정을 포함해, (역대) 교황들께서 한반도 전체에 보여주신 친밀감과 사목적 배려에 대한 수많은 증언도 포함돼 있다"라면서 "평화의 희망이 화해와 일치의 여정을 통해 실현될 수 있도록, 한반도를 축복해 주시기를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하자"라고 당부했다.
대한민국과 교황청의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두 국가의 관계사를 재조명하고, 공동선에 대해 고찰하고자 마련된 이번 전시는 12월24일까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