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대중국 외교 변화도 호재
달라이 라마 평소 방한 의사 나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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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정신적인 최고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그동안 계속해서 방한 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역대 정부는 중국 정부와 관계를 고려해 불교계의 초청을 수락하지 않았다. 윤석열정부 들어 대중국 외교 노선이 달라지며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이 종단 차원에서 달라이 라마 방한을 적극 추진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6일 불교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동국대에서 열린 조계종 제18대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에서 총재인 자승스님은 "역대 정부들이 중국 압력으로 달라이라마 초청을 수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건 과거고 현재는 현재"라며 내년 3월까지 달라이 라마 방한과 연계된 세계불교 청년대회 추진 계획을 세울 것을 회원들에게 주문했다.
불교광장은 조계종 입법기관인 중앙종회 의원 대부분이 소속된 종책모임이다. 현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도 선거 없이 불교광장의 추대만으로 총무원장 자리에 올랐다. 이처럼 조계종 구조상 불교광장의 결정은 곧 종단의 결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달라이 라마에 대한 조계종의 우호적인 기류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주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 정기회에선 양안 관계인 대만,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몽골까지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는 마당에 달라이 라마 방한이 안될 이유가 없다며 이번에는 성사돼야 한다는 종회의원들의 주장이 있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은 지난 2일 아리야 체왕 걀뽀 티벳하우스재팬대표와 만나 "대한민국 스님·불자들은 세계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한국에 모시고자 한다"며 "여러 가지로 쉽진 않겠지만 우리(중앙종회)는 달라이 라마 방한 추진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방한을 원한다는 뜻을 달라이 라마 측에 전달했다. 일본에 위치한 티벳하우스재팬은 달라이라마의 연락 사무국으로 동아시아 각국과 교류를 담당한다.
달라이 라마 방한은 과거에도 추진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개별 스님이나 특정 단체를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이뤄졌을뿐 공신력과 실행력을 담보한 기구 차원에서 논의는 없었다.
조계종의 최근 움직임이 갖는 의미는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이 나섰다는 점이다. 특히 2027년 교황 방한이 예상되는 가톨릭 세계청년대회가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라 달라이 라마의 방한에 대한 명분도 분명하다.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는 윤석열정부가 대중국 외교에서 과거 정부들과 궤를 달리하는 점도 달라이 라마 방한 성사를 기대하게 만든다.
세수 88세의 나이를 고려하면 달라이 라마의 방한 기회는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이 될 공산이 크다. 달라이 라마는 여러 차례 한국 불자를 대상으로 방한의사를 나타냈다. 지난 2일에도 인도 다람살라에서 여수 석천사 주지 진옥스님이 이끄는 방문단을 접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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