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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모르고 가치가 하락 중인 아르헨티나의 화폐 페소는 10일(현지시간)에도 추락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환율 정보 웹사이트 블루달러닷넷에 따르면 이날 페소화 대비 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5.01페소 급등한 1010페소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페소화 대비 달러 환율이 1000페소를 넘은 것으로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는 정부에서 엄격하게 통제하는 공식 환율 365페소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웹사이트의 정보는 비공식이지만 각종 언론에서 매일 그 추이를 보도할 정도로 아르헨티나 외환 시장을 살피는 단서로 통한다.
최근 페소 가치 하락에 직격탄을 날린 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급진적 우파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다. 밀레이 후보는 지난 9일 "페소는 현재 아르헨티나 정치인들에 의해 발행되고 있으며, 따라서 분뇨보다도 가치가 없다"며 "거름보다도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국민들에게 페소에 투자하지 말고 달러를 비축하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밀레이 후보의 발언에 9일 비공식 환율에서 페소 가치는 7% 가량 떨어졌다. 이날은 다시 10% 가량 떨어지며 추락 속도를 높였다.
밀레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공약을 그대로 추진할지는 현재로서 알 수 없지만, 그가 달러화 공식 대체를 위해 투입하겠다고 한 400억 달러(약 54조원)을 구하기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NYT는 내다봤다. NYT는 아르헨티나가 IMF(국제통화기금)에 440억 달러의 부채를 갚는 일에도 이미 버둥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30% 넘는 득표율로 깜짝 1위에 오른 자유전진 소속 밀레이 후보는 오는 22일 치러지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도 유리한 상황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성 정치인 심판을 강조하는 밀레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밀레이 후보는 22일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짓지 못하더라도 1위와 2위 후보가 진출하는 결선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