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강경파 제출 해임안, 민주 전원, 공화 강경파 찬성표
대통령·부통령 이어 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 해임, 역사상 처음
예산안 처리 등 정치 일정 혼돈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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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은 3일 오후(현지시간) 전체 회의를 열어 매카시 의장 해임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216표·반대 210표로 가결했다.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 208명과 공화당 강경파 8명이 찬성표를, 공화당 의원 210명이 반대표를 각각 던졌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이 미국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가결됐다.
앞서 공화당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지난달 30일 연방정부 임시예산안 처리를 주도한 매카시 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전날 제출했다. 게이츠 의원은 매카시 의장이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대폭적인 예산 지출 삭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며 리더십이 결여됐다고 맹비난해 왔다.
게이츠 의원은 "매카시 의장은 카오스"라며 "카오스는 그 말을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강경파는 2024 회계연도 정부 지출을 2022년 수준인 1조4700억달러로 줄이지 않는 한 어떤 예산안 처리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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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찬성 당론 결정은 매카시 의장이 임시예산안 처리를 주도해 연방정부의 셧다운((연방정부 공무원들의 급여 지급 및 일부 업무 중단)을 막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시작하는 등 민주당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이 최근 며칠 동안 매카시 의장의 생존을 도울 것인지, 아니면 기권을 해 적어도 그를 축출하려는 시도에서 손을 뗄 것인지를 놓고 고민해 왔는데 이날 오전 비공개회의에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극단주의로부터 탈피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찬성 당론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제출된 것은 모두 공화당 소속으로 조세프 캐넌(1910년)·존 베이너(2015년) 하원의장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였지만 표결이 진행된 것은 1910년에 이어 두번째였다.
캐넌 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은 부결됐고, 베이너 의장은 해임결의안 제출 두 달 뒤에 전격 사임했다.
하원의장이 공석이 됨에 따라 하원은 의장을 다시 선출해야 하지만 다수당인 공화당 내에서 매카시 의장의 대안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매카시 의장이 재출마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매카시 의장이 9개월 전인 지난 1월 6일 당선될 당시에도 강경파와 줄다리기 속에 15번의 투표 끝에 간신히 당선됐고, 이번 해임결의안 통과로 갈등의 골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매카시 의장은 이날 오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원의장에 재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17일 임시예산안 기한이 종료하는 만큼 내년 예산안 협상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지만 하원 지도부 공백으로 정상적인 협상이 어려워 또다시 셧다운 경고음이 울릴 수 있다.
하원은 새로운 의장을 선출할 때까지 매카시 의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패트릭 맥헨리 공화당 의원이 의장대행을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