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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쿠데타 50주년 칠레, 희생자 추모 행사 중 일부 폭력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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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9. 11. 16:20

보리치, 칠레 지도자 중 첫 순례 참여
쿠데타 50주년 앞두고 경찰차에 돌 던지는 칠레 시위대
칠레 군부 쿠데타 50주년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수도 산티아고에서 시위대가 경찰차에 돌을 던지고 있다. / AP 연합뉴스
9월 11일이면 오사마 빈 라덴이 아닌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나 살바도르 아옌데를 기억하는 칠레가 군사 쿠데타 50주년을 맞았다. 현지에서는 쿠데타 희생자를 추모하는 순례 행사가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장관에 대한 테러 시도가 일어나는 등 일부 폭력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칠레 수도 산티아고 국립 묘지에서는 1973년 군사 쿠데타 사건의 50주년을 하루 앞두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탐방 순례가 진행됐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약 5000명이 참가한 순례 행렬에 함께 했는데, 이는 1990년 피노체트의 독재가 끝난 이후 첫 칠레 정상의 참여라고 AFP는 전했다.

다만 일부 구간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바리케이드를 파손하는 등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민주 선거를 거쳐 출범한 첫 사회주의 정부를 무너뜨린 군사 쿠데타와 이후 벌어진 인권 탄압에 대한 기억으로 이날 시위대의 공격은 주로 경찰과 우익 인사를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칠레 경찰 묘역 시설물은 유리문이 산산조각 나거나 곳곳이 살인자 등 낙서로 도배됐다고 경찰 측이 밝혔다. 칠레 경찰은 쿠데타 당시 군부 편에 섰다는 비판을 받는다. 또 순례 참가자들은 묘지 안 우익 의원의 무덤도 일부 훼손했다.
이와 별개로 알베르토 반클라베렌 외교부 장관을 향한 테러 시도도 일어났다. 반클라베렌 장관은 5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칠레에 온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공항에서 맞은 뒤 귀가하던 중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을 뻔 했지만 다치지는 않았다고 당국이 전했다.

쿠데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50주년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는 일부 과격 행동에 칠레 정부는 "이번 폭력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정부의 적"이라며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리치 대통령과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남미 민주주의 건설의 중요설을 강조하며 쿠데타로 인한 희생의 의미를 되새겼다.

칠레는 1973년 9월 11일 피노체트 대장이 주도한 쿠데타가 일어나 아옌데 정권이 무너진 이후 1990년까지 피노체트 독재 정권이 이어지면서 당국에 의해 3200명 이상이 살해되거나 실종되고, 38000여명이 불법 고문을 당한 역사를 안고 있다. 아옌데 대통령은 쿠데타 과정에서 사망했다. 미국은 사회주의 확산에 대한 불안으로 아옌데의 집권을 방해하고 쿠데타 세력을 간접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오히려 독재 정권을 탄생시켜 수많은 희생을 낳는 불씨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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