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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주택 공급 탄력성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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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8.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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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은 금리 등 경제 변수를 비롯해 심지어 수요자들의 구매 심리 등 크고 작은 많은 변수가 상호 작용, 가격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저금리와 고성장, 유동성이 수요를 증폭시키면 시장은 타오르고 가격은 튀어 오른다. 분당 등 수도권 1기 신도시가 건설된 지난 8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의 활황 장세가 대표적이다. 반면 현재처럼 고금리와 저성장, 긴축이 지속되면 수요는 감소하고 가격은 하락 내지는 게걸음 장세로 변하는 게 기본 생리다.

현재의 주택시장을 놓고 추가 하락과 바닥론이 강하게 부딪치고 있다. 소비를 비롯해 투자, 수출 등 경제의 기본 지표가 여전히 바닥을 탈출하지 못하고 고금리의 금융 환경이 지속되는 변수 등을 감안하면 집값은 상승보다 되레 추가 하락할 소지가 없지 않다. 더구나 최근 터진 중국발 부동산 거품 붕괴와 디폴트 위기 등은 우리 경제와 부동산시장에 악재로 작용, 전염성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당장 100조 원대를 상회하는 부동산 PF 자금의 아킬레스건이 다시 부상하면서 시장에 공포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가격 통계를 거시적으로 보면 바닥론을 넘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가 공식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폭락 상황이나 올해 1분기 바닥을 찍고 올 6월부터 수도권, 7월부터 전국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추세다.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지난해 5월 이후 60주 만에 내림세를 벗어난 것이다. 물론 경기 북부권이나 지역권은 여전히 마이너스권이지만 수도권 남부, 대도시권은 회복세가 뚜렷할 정도로 온도 차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침체 상황에서 벗어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토연구원 발표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지수(매매) 역시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만에 전국 기준 지수가 117.0으로 올라서 이를 밑받침 준다. 실제로 중개 현장에서도 6월 이후 급속히 거래절벽 현상이 해소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현재와 같은 회복세는 급매물 등이 소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거래가 없던 상황에서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 가격이 오르고 시장이 회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른바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상승이다. 일단 매수세가 발동한 것으로 여건이 나아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급상승하는 강한 회복 내지는 상승기에 접어들 공산이 크다. 재차 돌출 경제변수를 만나 하락으로 전환되고 시장이 침체 늪으로 빠져들 수도 있지만, 경기 부양조치나 내년 선거, 금리 인하 등의 요인이 더 많다.
더구나 주택 공급 현실을 감안하면 시장 불안이 재차 연출될 소지가 크다. 공급의 탄력성을 잃고 안정된 공급구조가 완전히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들어 주택사업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고 있다. 6월 현재 누적 기준으로 26만 가구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38% 감소한 상태다. 분양이 감소하다 보니 착공 물량도 급감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 누적 기준 9만여 가구에 불과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1%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공급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수요층의 선호도가 가장 높고 핵심 공급 창구 역할을 하는 재건축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일단 건축 원가가 급격히 상승, 대부분의 현장이 조합과 시공사 간의 마찰로 지연되고 있으며 인허가와 분양가 시비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게다가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택건설업체들도 분양을 기피, 사업을 늦추고 있으며 시행업체 역시 고금리로 인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사태로 부도 위기에 몰려 공급이 불가한 처지다. 그야말로 공급 대란 위기에 몰리고 있다.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대 필요한 상황이다. 인구 감소와 1인 가구 증가, 새집 선호에 따른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빈집은 급격히 증가하고 가격이 재차 뛰는 기현상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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