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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첫 유럽경제안보 전략 추진 ‘중국 겨냥’…AI 등 민감기술 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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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6. 21. 14:55

EU, 역내기업의 해외투자 규제하는 '유럽 경제안보전략' 추진
군겸용의 이중용도 제품의 해외유출도 규제 강화
BELGIUM EU COMMISSION COLLEGE MEET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집행위원회 주간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EPA 연합
EU(유럽연합)가 첫 경제안보전략을 마련해 민감한 첨단기술과 군(軍)겸용 제품의 대외 투자 및 수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주간 회의에서 유럽경제안보전략 통신문을 채택했다. 통신문은 EU 집행위원회가 추진하려는 정책구상 방향을 담은 문서로, 통신문이 채택되면 정책추진을 위해 필요한 논의와 입법 작업이 본격화된다.

통신문은 △유럽의 경쟁력 촉진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보호 △공급망 강화를 위한 동맹국과의 협력 등 세 가지를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유럽의 민감한 기술, 중요 인프라, 공급망 등을 보호하는 것이 경제안보전략의 핵심 요소라고 유로뉴스는 분석했다.

민감한 기술을 보유한 역내기업의 수출과 외국인 직접투자 등에 대한 정부의 감독 권한을 강화해 중요 인프라 및 기술에 대한 통제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민감한 기술로는 양자기술, 첨단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이 거론됐다.
아울러 군사용으로 전용 가능성이 있는 '이중용도(dual use)' 제품군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수출통제도 도입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이중용도 관련 수출통제 규정을 완전히 이행하고, 그 효과성을 보장하기 위해 새로운 제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 기업들의 해외 투자를 통해 그들의 자본, 기술, 전문성, 연구 등이 군사적으로 남용되지 않다는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문에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유럽의 경제안보전략은 명백하게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EU와 중국의 관계는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해협 문제, 리투아니아와의 외교 관계 격하 등으로 경색돼 왔다. 반면 EU는 태양전지판, 희토류, 배터리 등 핵심물자 확보에 있어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에 지난 3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을 새로운 대중 정책으로 천명하며 경제안보전략 발표를 예고한 바 있다. 당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으로부터 디커플링(분리)하는 것은 유럽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문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기술 진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특정 경제의 유입에 따라 발생하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한편 경제적 개방성과 역동성을 최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다"고 명시했다. EU는 경제안보전략 수립을 위해 이달 말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유로뉴스는 전통적으로 EU 회원국 정부들이 국가 안보 측면에서 EU의 개입을 꺼려왔다고 지적하며 논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중국에 대한 EU의 접근 방식을 두고도 회원국 간 이견이 적지 않아 실제 시행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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