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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히기는 앞 선수를 한 박자 빠르게 넘어서는 전법으로 '경륜의 꽃'으로 꼽힌다. 빠른 판단력과 폭발적인 힘, 순간 스피드 등이 요구되는 기술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훈련량이 부족했던 때에는 선행이나 추입 일변도의 경주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훈련량을 회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린 선수들이 젖히기 기술을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날씨가 풀리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광명 19회차(12~14일) 입상결과를 보면 금요경주 11회, 토요경주 9회, 일요경주 12회가 젖히기로 인한 것이었다. 금요경주에서 젖히기로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모두 7명으로 김두용, 한상진, 임권빈, 심상훈(이상 선발급), 장우준과 공민우(이상 우수급), 안창진(특선급) 등이다.
특히 임권빈은 손주영을 상대로 '깜짝' 젖히기로 쌍승식(1, 2위 적중) 953.7배의 고배당을 터뜨렸다. 임권빈은 금요경주 우승에 이어 일요경주에서 다시 젖히기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쌍승식 114.2배의 고배당을 터뜨렸다. 일요경주에서는 이재림 역시 곽현명, 김영섭을 젖히기로 잡아내며 쌍승식 314.5배의 고배당과 함께 올해 첫 승을 신고했다.
체력과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젖히기를 반드시 성공시키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 간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는 경주에선 한쪽 라인이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승부타이밍을 늦추며 뒤늦게 젖히기를 시도하다가 상대라인에게 밀려 착외면서 태만경주로 실격을 당하는 선수도 있다. 젖히기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얘끼다.
경륜 전문예상지 관계자는 "금, 토요경주에서 젖히기를 구사하는 선수는 몸 상태가 좋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착외하더라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최근 모든 등급의 강자들이 젖히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결과 예측을 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