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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학생 노린 독가스 테러 사태, 결국 학부모 반정부 시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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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3. 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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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최근 수개월간 여학생을 상대로 한 의문의 독가스 테러가 일어나 약 1200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5일(현지시간) 외신이 보도했다. / 사진 = 텔레그래프 유튜브 캡처.
여학생들을 상대로 한 의문의 독가스 테러로 1000여명이 피해를 입은 이란에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고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자녀의 안위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교육부 주변에서 시위를 벌였고, 시위는 독가스 사태에 대한 항의에서 반정부 시위로 변질되는 모습을 보였다. 테헤란의 다른 지역과 이스파한, 라슈트 등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시위가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란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수개월간 발생한 의문의 가스 공격으로 30여개 학교에서 1200명 이상의 학생이 중독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일 하루에만 아르다빌에서 11곳의 학교가 가스 공격을 받아 학생 343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피해 학생들은 학교 건물 복도와 교실에서 독성 물질을 호흡기를 통해 흡입했고, 두통·호흡곤란·메스꺼움·마비 증세를 보였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누가 왜 어떤 물질을 사용해 공격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어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다. 일부 인권단체들은 히잡 의문사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를 잠재우기 위한 보복성 공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학생들이 히잡 시위에서 적극적으로 반정부 성향을 드러낸 데 대해 일종의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의 늑장 대처와 불분명한 입장 표명에 가스 테러가 겨냥했을 가능성이 있는 히잡 시위가 오히려 학부모 시위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진상조사단을 이끌게 된 아흐마드 바히디 내무부 장관은 이날 의심스러운 샘플을 확보해 조사 중이라며 조사 결과를 가능한 빨리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이번 공격과 관련한 가짜 뉴스가 소셜미디어에 확산하고 있다며 사태의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히디 장관은 앞서 "외국에 본부를 둔 단체들이 이란 내부에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서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며 "누가 공격했는지, 어떤 물질이 사용됐는지 밝혀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엔인권사무소가 이번 테러에 대해 투명한 조사를 요구했고 미국과 독일 등은 우려를 표명한 가운데 이란 정부는 학생 가족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외부의 '간섭'에 불쾌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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