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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체류 보우소나루 추방 촉구 목소리…미국 “브라질 요청시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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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1. 10. 10:39

보우소나루, 올랜도 병원 입원…미 정부 "체류 근거 봐야"
바이든, 룰라와 통화 "브라질 자유 민주주의 확고한 지지"
Brazil Bolsonaro in Florida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머무른 것으로 알려진 미국 플로리다주 리유니언의 주택. / AP=연합뉴스
브라질 대선 불복 폭동의 배후로 의심받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을 미국에서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브라질 정부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신병 인도 검토 가능성도 시사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미 정부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직접 접촉하지 않고 있다며, 그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신병 인도)요청을 받는다면 항상 하던 식으로 처리할 것"이라며 "요청을 진지하게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보우소나루를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A비자(외교관 비자)로 입국한 사람이 정부를 대표해 공식 업무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미국을 떠나거나 30일 이내에 비자 지위 변경을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보우소나루의 신병 인도 가능성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만약 개인이 미국에 체류할 근거가 없으면 그는 국토안보국의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행방에 대해 미 정부가 말을 아낀 가운데 보우소나루의 부인은 이날 인스타그램에서 그가 플로리다 올랜도의 병원에 있다고 밝혔다. 입원 이유는 2018년 대선 유세 중 피습을 당해 흉기에 찔린 복부 상처의 통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부터 플로리다에 체류 중인 보우소나루는 최근 올랜도에 있는 식당과 식료품점 등에서도 목격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미국 민주당에서는 보우소나루를 즉각 추방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호아킨 카스트로 의원은 "미국이 브라질에서 테러를 부추긴 독재자의 도피처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도 "미국 의사당이 파시스트의 공격을 받은 지 2년이 지난 지금, 브라질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나는 걸 목격했다"며 추방을 촉구했다. 존 필리 전 파나마 대사는 "모든 국가는 주권적 결정으로 법적 근거 제시 없이 합법적으로 입국한 외국인을 추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브라질 의회와 대통령궁, 대법원에 몰려가 폭력을 행사한 전날 폭동 사태는 지난 미국 대선 직후의 1·6 의사당 난입사태와 유사해 '브라질판 1·6 사태'로도 불리고 있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는 브라질의 트럼프라고도 불리는데 이번 폭동 사태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브라질 대통령에게 득표율 1.8%포인트 차로 패배한 뒤 승복 선언을 하지 않고 침묵한 바 있다. 보우소나루는 이번 폭동에 대해 "약탈과 공공건물 난입은 좌파가 2013년과 2017년에 했던 것처럼 법에서 벗어난 일"이라며 상대 정파를 역으로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룰라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브라질 국민의 자유 의지와 브라질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북미 3국 정상회의를 위해 멕시코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함께 공동성명을 내고 브라질 폭동 사태를 규탄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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