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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수장들이 하나같이 올 신년사로 '위기'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경기의 혈맥인 '돈'이 흐르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지갑도 닫혔다. 소비로 먹고 살아야 하는 유통업계로서는 올 한해가 그야말로 최악이다. 혹자는 코로나 시기보다 더한 혹한기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기업들의 목표는 생존이다. 최악의 위기 상황을 어떻게든 견뎌내는 것이 기업들의 미션이다. 그렇다고 돈을 쥐고 웅크리고만 있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경제의 혈맥인 '돈'이 흐르도록 해야 모두가 산다.
유통업계 수장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긴 안목으로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으로 기업가치를 높이자"고 했고,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도 "위기 대응 능력이 곧 경쟁력"이라며 위기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우리만의 성장의 길을 찾아나가야 한다"며 변화와 혁신, 도전을 주문했다.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다. 소비자는 생각지도 못한 제품을 내놓았을 때 줄을 서고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그동안의 경제위기에 따른 불황에도 기업들이 살아남은 이유다. 사상 최악의 위기도 활용하기에 따라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