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율 하향 조정되며 세부담 줄어
다주택자, 종부세·공정가액비율 관건
이명희 신세계 회장 자택 '280억' 1위
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는 보유세를 비롯해 건강보험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대상 선정 등 60여 가지 행정지표로 활용돼 파급 효과가 크다. 다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종합부동산세 개정안과 내년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따라 실제 체감하는 세 부담이 달라질 전망이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전국 표준지(토지) 공시지가 변동률은 -5.92%로, 올해(10.17%)보다 16.09%포인트(p) 낮아졌다. 전국 표준 단독주택 변동률도 -5.95%로 올해(7.34%) 대비 13.29%p 하락했다.
현실화율이 하향 조정되면서 전 지역에서 공시지가가 낮아졌다. 공시가가 낮아지면서 주택 소유주들이 내년에 납부할 세금은 줄어든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게 의뢰한 보유세 시뮬레이션을 보면 11월 기준 실거래 시세 17억원인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올해 14억3520만원에서 내년에는 12억8010만원으로 떨어진다.
특히 1주택자인 보유자가 80%의 세액 공제를 받는다면 보유세는 올해 372만3000원에서 내년에는 312만5000원으로 약 60만원 줄어든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 가운데 가장 비싼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서울 한남동 자택(주택 연면적 2862㎡)은 공시가가 올해 311억원에서 2023년 9.87% 하락한 280억3000만원이 된다. 만약 이 회장이 1주택자라면 80%의 세액 공제를 받아 보유세는 올해 1억8466만원에서 2023년에는 1억6285만원으로 2180여만원(-11.81%) 하락한다.
이 회장이 다주택자여서 세액공제를 못 받는 경우에도 보유세는 올해 5억5310만원에서 2023년에는 4억8090만원으로 13.05% 낮아지게 된다. 세액공제 여부에 의해 보유세 부담은 3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표준주택 공시가 2위인 강남구 삼성동의 단독주택(연면적 2617㎡)은 세액공제가 없으면 내년에 보유세가 2억5607만원으로 올해(3억1272만원)보다 18.12% 줄어든다.
내년 1월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확정되면 지자체에서 이를 토대로 개별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산정해 발표한다. 공시가격이 인하되면서 과세표준은 낮아졌지만 종부세 개정안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향후 실제 세 부담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김종필 세무사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은 세금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실제 세금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종부세 공제금액 기준과 세율, 공정시장가액비율에 따라 결정된다"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높아지면 다주택자는 공시가격이 낮아졌어도 오히려 세금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