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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파 통제 법’ 제정에 정치권 속도 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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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 11. 02. 18:13

서울 이태원 참사 후 윤석열 대통령은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집단 행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인파 사고 예방안전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주최자가 있는 경우 주최 측이 안전관리계획을 만들어 지자체와 소방, 경찰 등에 심의를 받게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주최 측이 없어 안전사고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기에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으니 현행 행정안전부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서둘러 정비하거나 아예 가칭 '인파 통제 법'을 시급히 제정하는 게 절실하다. 선진국들의 경우 인파 집중에 따른 사고 경험을 토대로 관련 법안을 진작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연말연시 행사 때 100만 명이 넘게 운집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렇다 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은 당국이 안전 펜스를 설치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관련법이 있지만 주최 측이 없거나 모호한 경우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이 법 '지역축제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참가자 1000명 이상 행사는 미리 지자체에 안전관리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태원 참사의 경우 안타깝게도 무관하다. 이태원 참사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연기됐던 각종 대규모 행사 등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질 것이다. 정치권은 늦지 않게 해외의 재난 관련 법안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우리의 사정에 맞는 법을 만들어 즉각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확정한 납품단가연동제는 시의적절하지 않다. 이 제도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을 납품 대금에 일정 수준 반영하도록 하는 연동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것으로, 논란이 예상되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소모적 정쟁을 피해 추후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가격 결정은 국가가 법률로 간섭하기보다는 민간 자율에 맡기는 게 원칙 아니겠는가. 지금은 국민 안전을 최우선 보호하는 쪽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임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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