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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승부’ 케냐 대선서 현 부통령 루토 당선…선관위 내부 갈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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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08. 16. 15:51

KENYA-ELECTION/RESULTS <YONHAP NO-0268> (REUTERS)
15일(현지시간) 케냐 대선에서 승리한 윌리엄 루토(55) 부통령이 당선 발표 후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일주일 만에 발표된 동아프리카 케냐의 대통령 선거 결과 윌리엄 루토(55) 현 부통령이 야당 지도자 출신인 라일라 오딩가(77)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 일부 위원과 오딩가 측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등 잡음이 일고 있어 불복 폭력 시위도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BBC 등 외신에 따르면 케냐 선관위는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루토 부통령이 50.4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오딩가는 48.85% 득표에 그쳤다.

루토 부통령은 선거 결과 발표 후 연설에서 "모든 주권은 케냐 국민에게 있다"면서 "이제 뒤돌아보지 말고 미래를 보고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루토 부통령은 국민들이 과거처럼 출신 종족 테두리에 안주하지 않고 이슈 중심으로 투표에 참여했다고 평가했다. 케냐에서는 과거 대선이 후보자들의 출신 종족간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아울러 루토 부통령은 와풀라 체부카티 선관위원장을 '영웅'이라고 칭하며 감사를 표했다. 체부카티 위원장은 "협박을 당하고 동료가 부상을 당하는 등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의무를 다했다"고 밝혔다.
이는 선거 결과 발표에 앞서 일부 선관위 위원들이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부정투표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일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7인의 선관위 위원 중 부위원장 등 4명은 "발표될 결과에 책임지지 못하겠다"면서 절차가 '불투명'했다고 밝혔다.

오딩가 측도 결과를 검증할 수 없다면서 '선거 위반'을 주장했다.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오딩가가 대선 결과를 놓고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케냐타 현 대통령 밑에서 10년간 부통령을 지낸 루토 부통령은 '정치 귀족'과 달리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이라고 강조하며 인기를 모았다. 케냐타 대통령의 가문은 만연한 부패 속에 부를 독차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국민들의 원성을 샀던 케냐타 대통령의 개혁안에 과감히 반대 입장을 내놓으면서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아울러 루토 부통령은 막대한 자금 제공을 통해 케냐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에 강경론을 주장했다. 그는 불법 체류 중국인을 내쫓겠다고 공언하고 더 이상 중국에 돈을 빌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 일환으로 케냐 기간시설 등에 자금을 대면서 세계은행을 제외하고 케냐의 최대 채권국이 됐다.

한편 선거 결과를 놓고 오딩가 후보 출신지인 카수무와 나이로비 등에서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면서 폭력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케냐에서는 지난 2007년 부정선거 의혹을 놓고 폭력사태가 벌여져 1200명이 사망하고 60만명이 대피하는 참극이 벌어진 바 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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