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자의눈] 나토발(發) 신냉전 신호탄…尹정부, 냉철한 판단 내릴 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703010000932

글자크기

닫기

이욱재 기자

승인 : 2022. 07. 04. 06:00

2021050601000449100028841
윤석열 대통령이 3박 5일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는 상징성 외에도 윤 대통령의 이번 외교 데뷔전은 그 의미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격랑 속에 나토는 12년 만에 새 전략개념을 채택했다. 나토는 러시아를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적시했으며,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해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응이라도 하듯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동남아 5개국 순방에 나서며 우군 만들기에 돌입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신냉전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간 한국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관점에서 외교정책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제 러시아와 나토발(發) 신냉전 시대를 맞닥뜨린 만큼 이러한 시대와도 결별해야 될 때가 온 것으로 보인다.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냉철한 분석이 필요해진 시점인 것이다.

냉철한 분석을 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능력과 의지가 수반돼야 한다. 윤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 참석의 상징성만 취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외교·통상 전문가들의 치열한 분석을 보고 받아 새 정부의 어떤 행보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안미경세(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를 통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논의해 주길 기대해 본다. 그래야 휘청이는 민생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앞으로의 외교노선은 이념이 아닌 국익과 실용에 맞춰 밀고 나가야 한다. 한국을 초청한 나토가 조만간 손익 계산서를 내밀고, 나토의 새 전략개념이 불편한 중국이 우리에게 답변서를 요구할 때 철저히 국익에 따른 판단을 도출해야 윤석열정부도 성공한 정부로 평가받을 수 있다. 가치 규범의 연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 선거 때나 필요했던 수사적 표현은 이제 접어 두고 냉철하게 계산기를 두들길 때다.
이욱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