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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러시아 판매 전면 중단…글로벌 기업들 잇따른 러 ‘손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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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03. 02. 14:06

Tech Results <YONHAP NO-1434> (AP)
미국 등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대대적인 제재를 가하면서 애플·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도 러시아 ‘손절’에 가세하는 모양새다./사진=AP 연합
미국 등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대대적인 제재를 가하면서 애플·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도 러시아 ‘손절’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1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판매 중단에 앞서 지난주 러시아 유통망으로 수출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애플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아이폰 등 제품을 구매하려고 하면 ‘이용 불가’라는 표시가 뜬다.

애플은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의 러시아 내 이용도 제한했으며, 러시아 이외 지역의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관영매체 러시아투데이(RT), 스푸트니크뉴스를 내려 받지 못하게 했다.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30%가량으로, 이번 조치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애플이 러시아 내 판매를 중단하면 러시아 젊은 층의 반전 여론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는 “고객에게 상품 배송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러시아에서 자사 제품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독일 스포츠용품 기업 아디다스는 즉각적인 러시아 제재를 내놓지 않았지만 러시아 축구연맹과의 제휴를 중단했다.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우려를 표하며 러시아에서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포드는 합작 투자사에 향후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 사업을 즉각 중단한다고 밝혔다. 포드의 러시아 합작회사 포드 솔러스는 러시아에서 상업용 밴 제조와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미 항공기 제조사 보잉도 “러시아 항공사들에 대한 부품, 유지보수, 기술 지원 등뿐만 아니라 모스크바에서 주요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디즈니·워너브라더스·소니픽쳐스 등도 러시아 영화관에서 영화 개봉을 중단했다. 워너브라더스는 인도주의적 위기에 따라 러시아에서 기대작인 ‘더 배트맨’의 개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디즈니와 소니픽쳐스도 각각 ‘터닝 레드’ ‘모비우스’ 등의 개봉을 중단하면서 러시아에서 이 작품들을 관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들도 일제히 러시아 제재에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는 유럽연합(EU) 내에서 러시아투데이와 스푸트니크뉴스 접근을 제한하기로 했다. 트위터도 러시아 국영언론 링크를 공유하는 트윗에는 경고를 추가할 예정이다. 트위터 측은 러시아 국영매체와 링크를 공유하는 트윗 건수가 하루에 4만5000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 국영방송과 관련된 채널은 차단한다.

이 외에도 세계 각 기업들의 ‘러시아와 거리두기’는 이어지고 있다. 석유기업인 쉘(Shell)과 BP는 러시아에서 기존 사업 철수를 발표했고 ‘석유공룡’인 엑손모빌도 러시아에서 운영 중인 유전 개발사업(사할린-1)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마스터와 비자 등 글로벌 카드사들은 국가 차원의 대러 제재에 따라 여러 러시아 금융기관과 개인들을 결제망에서 차단했다.

하지만 러시아 제재로 기업들도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30년 전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유망 시장으로 떠오르며 많은 서방기업들이 뿌리를 내렸다. 로이터는 러시아 투자 회사들이 사업을 중단하고 철수하려 해도 이미 금융망이 닫히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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