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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연상 미-러 차관회담, 성과없이 끝나...러, 불길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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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1. 11. 06:13

우크라 침공 가능성 논의, 미러 제네바 회담, 냉전 미국-소련 연상
미 "러, 우크라 침공시 수출통제...우크라, 나토 가입 거부 일축"
러 "나토 동진·1997년 후 가입국 나토 활동 중단...거부시 군사 대응"
Switzerland US Russia Security Talks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미국대표부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네바 AP=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는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 약 8시간 동안 담판을 벌였지만 예상대로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했다.

미국 측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東進) 금지 확약을 일축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러시아 측은 군사·기술적 성격을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응수했다.

다만 미국 측은 미사일 배치와 군사훈련 범위 및 규모 상호 제한과 관련한 논의에 열려있다고 했고,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나 의도가 없다며 긴장 고조를 막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러, 우크라 침공시 수출통제 조치...우크라, 나토 가입 거부 일축...나토 개방정책 비난 허용 못해”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회담 후 가진 전화 브리핑에서 “약 8시간 동안 솔직하고 담백한 논의를 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에 대비해 동맹 및 파트너와 수출통제 조치에 관한 집중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동맹과 함께 △러시아 최대 금융기관에 대한 글로벌 거래 차단 △국방 관련 및 소비자 산업에 필요한 미국산 또는 미국 설계 기술에 대한 금수 조치 △러시아의 군사 점령에 대한 게릴라 전쟁 수행 우크라이나 반군 무장 등 제재 방안을 논의해왔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8일 전했다.

셔먼 부장관은 나토의 동진 금지 확약 등 러시아의 안보 보장 요구와 관련,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거부, 동맹과 우크라이나와의 안보 협력 중단 등 러시아의 요구를 포함해 미국 입장에서 그야말로 애당초 가능성이 없는 제안을 일축해왔다며 “우리는 항상 나토 동맹의 핵심이었던 나토의 폐쇄된(closed·수정할 수 없는) 개방정책을 누군가가 비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협력하기를 원하는 주권국들과의 양자 협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당사국이 없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유럽·나토에 관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약했다.

셔먼 부장관은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도가 없으며 우크라이나 접견의 병력 증강은 훈련 차원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셔먼 부장관은 미사일 배치와 군사훈련 범위 및 규모 상호 제한과 관련한 논의에 열려있다며 “양국 안보 이익에 맞고 전략적 안정성을 증진할 수 있는 상호적 조처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협상에 대해 “오늘은 상호 이해와 우선순위를 더 잘 이해하는 토론이었다”며 “이는 우리가 협상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었다”고 규정했다.

Switzerland US Russia Security Talks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미국대표부에서 열린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제네바 AP=연합뉴스
◇ 랴브코프 러 외무차관 “러, 우크라 침공 계획 없다...나토 동진·1997년 이후 가입 국가 나토 활동 중단 요구...러 요구 거부시 군사·기술적 대응”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회담 후 별도의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등의 옛 소련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랴브코프 차관은 1997년 이후 가입한 중부 및 동부 유럽 국가의 나토 활동 중단도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협상이 실패할 경우 군사·기술적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했다.

로이터는 랴브코프 차관이 지난달 러시아가 유럽에 중거리 핵(INF)미사일 재배치 가능성에 관해 언급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일단 대화를 계속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셔먼 부장관은 조만간 다시 만날 것을 제의했다고 했고,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 측이 아주 심각하게 우리의 제안에 접근했으며 그것들을 깊이 있게 연구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셔먼 부장관은 11일 벨기에 브뤼셀로 건너가 나토에 러시아와의 회담 내용을 브리핑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의 연쇄 회담을 예정하고 있다.

◇ 미-러 회담, 냉전시대 미국-소련 방식 연상...러, 모호·불길한 위협적 수사 지속

이날 회담은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 간 방식을 닮아간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절제된 저녁식사·냉전 스타일 회담, 그리고 더 많은 러시아의 위협’이라는 기사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강대국 외교는 점점 더 냉전의 고위급 회담을 닮아간다고 분석했다.

이어 회담은 일요일(9일) 저녁 셔먼 부장관과 랴브코프 차관이 제네바 호수의 화려한 해안가에 있는 주거용 건물에서 저녁식사를 위해 만났을 때 비공식적으로 절제된 방식으로 시작됐다며 랴브코프 차관은 러시아의 양보 가능성을 거부하면서 최근 크렘린의 모호하지만 불길한 위협적인 수사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회담 전 보도된 러시아 관영 리아(RIA) 노보스티 통신 인터뷰에서 “지금은 상대가 유연함을 보일 때”라며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안보 영역에서 악화되는 상황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회담은 미·러 외교관과 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 제네바 사무소 바로 맞은편의 미국대표부에서 열렸으며 회담장 바깥에는 협상 대표단을 기다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기자들이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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