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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중시 바이든, 오스만제국 아르메니아인 학살 ‘집단학살’ 공식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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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4. 25. 09:59

바이든 대통령 "106년 집단학살로 목숨 잃은 아르메니아인 기려"
미 대통령 '집단학살' 인정, 40년만
바이든 행정부, 중국 위구르족 탄압 '집단학살' 규정
유엔 인권이사회 복귀, 대북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
Armenian Genocide California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터키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사진은 아르메니아계 미국인들이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버리힐스에서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 성토 집회를 여는 모습./사진=비버리힐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터키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오스만제국 시대에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로 숨진 모든 이들의 삶을 기억한다”며 “미국 국민은 106년 전 오늘 시작된 집단학살로 목숨을 잃은 모든 아르메니아인을 기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4월 24일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추모일에 성명을 내왔지만 ‘집단학살’로 공식 인정한 것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 이후 40년 만이다.

이 사건은 1915년부터 1923년까지 오스만제국 내 아르메니아인과 다른 소수민족에 대한 학살과 추방 등으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비극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150만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터키 측은 전쟁 중 쌍방 충돌로 약 30만명의 아르메니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BIDEN ARMENIAN GENOCIDE
수백명의 아르메니아계 미국인들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터키 총영사관 앞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터키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공식 인정한 것을 환영하는 푯말을 들고 있다./사진=로스앤젤레스 UPI=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의 ‘집단학살’ 인정에 아르메니아는 환영과 감사의 뜻을 밝혔지만 터키는 강력하게 반발했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그는 “역사학자들이 다뤄야 할 논쟁”이라며 “제삼자가 정치화하거나 터키에 대한 간섭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운동 기간에 ‘공식 인정’을 공약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8년 대선 때 공약했었지만 “20세기 최악의 참사 중 하나”라고 규정하는 데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세기 최악의 집단 잔혹 행위의 하나”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터키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106년 사건을 ‘집단학살’로 인정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의 중심축의 하나가 인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정부의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장위구르) 위구르족 탄압이 ‘집단학살’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동맹국들도 동참하고 있다.

영국 하원은 지난 22일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집단학살’이라고 규정하면서 영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2018년 10월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관여했다고 단정했다. 중동의 주요 동맹인 사우디의 인권 문제에 대해 ‘할 말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8월 31일 전면 중단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에 대한 자금 출연을 재개하기로 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6월 탈퇴한 지 약 3년 만인 지난 3월 8일 유엔 인권이사회(HRC) 복귀를 선언했고, 이어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3년 만에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 행정부 4년 동안 공석이었던 국무부 대북인권특별대사 임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3월 10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인권특사 지명의 시급성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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