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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의 시간끌기에 대응할 필요 없어…하노이와 같은 기회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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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1. 03. 1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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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연합뉴스
북한이 18일 “미국이 접촉을 시도해 왔다”고 뒤늦게 인정하면서도 응답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내고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제1부상은 “미국은 2월 중순부터 뉴욕을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와의 접촉을 시도해 왔다”며 미국의 접촉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접촉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또 다시 미국의 시간벌이 놀음에 응부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제1부상은 우선 마주앉아 대화할 분위기 조성이 먼저라며 “미국에서 정권이 바뀐 이후 울려나온 소리는 광기어린 ‘북조선위협’설과 무턱대고 줴치는(지껄이는) ‘완전한 비핵화’ 타령뿐이었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최 제1부상은 “새로운 변화, 새로운 시기를 감수하고 받아들일 준비도 안돼 있는 미국과 마주앉아야(앉아봤자)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며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북한의 반응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17일 방한해 북한의 인권탄압 문제를 거론한 뒤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북한은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행보를 지켜본 뒤 대응 수위를 정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18일 한국에서 열리는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2+2 회담) 이후 판세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실제 최 제1부상은 “미국은 자기들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속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것인지를 잘 생각해보는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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