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발사 등 북 고강도 도발 가능성에 대응 강조 차원
미 주력 정찰기 한반도 상공 비행
대북협상 동인 약해 "내년 협상 전망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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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24일(한국시간)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베이징(北京)과 청두에서 진행됐거나 예정된 한·중·일 3국 정상회담과 한·중, 한·일, 중·일 양자 정상회담이 북한의 고강도 도발 예고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의 긴박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난 20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2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대북 대응 등을 논의한 것에서 나타난다.
특히 백악관이 이날 미·일 정상 간 통화에 대해 ‘북한의 위협적 성명’이라는 표현을 이례적으로 명시한 것은 그만큼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심각하게 보고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특히 최근 북한의 위협적 성명을 고려해 긴밀하게 소통과 조율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 사령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북한의 ‘성탄절 선물’이 장거리 미사일로 예상된다고 했고, 미 NBC·CNN방송은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의 보고서를 인용, 북한이 최근 장거리 미사일 생산과 연관된 공장을 확장했다는 위성사진 결과를 보도했다.
이 증축된 공장 건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11월 ICBM급인 화성-15 이동 발사차량을 시찰한 시설과 연결된 곳으로 루이스 소장은 ICBM 프로그램 확장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도 전날 “미 군·정보 당국자들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ICBM 시험 발사가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주말에는 미 공군 주력 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등 군 당국도 공개적 대북 감시활동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은 북한이 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으로 ‘레드라인’을 넘지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레드라인 월경(越境)’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외교정책 성과인 북·미 비핵화 협상이 좌초를 의미하고, 이는 내년 대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인 동인이 없다는 것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지난해 6·12 싱가포르 및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회담에서의 전략적 실수,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 등으로 북·미 관계가 급랭(nose-dive)했다며 내년도 북·미 협상 전망이 암울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미군 철수 결정은 ‘종이호랑이’로서 그의 특징을 부각해 대북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2017년처럼 설득력이 없어 보이고, 미·중 무역전쟁은 대북압박 전술을 약화시켜 북한 정권에 대한 제재를 이전 수준으로 재건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WP는 북한이 내년에 무기 시험과 공격적인 ‘벼랑 끝 전술’의 길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