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IS 격파 뒤, 시리아 쿠르드족 자치권 확보 위한 ‘인정투쟁’ 시작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190313010007543

글자크기

닫기

김지수 기자

승인 : 2019. 03. 13. 16:22

KakaoTalk_20190313_151127943
시리아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큰 공을 세운 쿠르드족이 이제 국제사회로부터 자신들의 자치권을 인정받기 위한 새로운 투쟁에 나서고 있다.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사실상 미군의 지상군 역할을 하며 IS 격퇴에 지대한 공헌을 한 만큼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터키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서방 국가들의 어정쩡한 행보로 장밋빛 미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북부와 동부 지역을 관할하는 시리아쿠르드자치정부의 바드란 지아 쿠르드 고문은 IS의 최후 보루였던 시리아 바고우즈(Baghouz)에서 거둔 승리가 쿠르드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의 지난 4일 발표에 따르면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주축으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SDF)은 수일간 바고우즈 공격을 감행, IS 요원 400명이 퇴각하고 이 중 150명이 시리아민주군에 항복한 바 있다.

지아 쿠르드 고문은 “시리아쿠르드자치정부의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평화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과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쿠르드자치정부는 시리아 내전에서 미국과 손잡고 싸운 시리아민주군의 지원을 받고 있다. 시리아쿠르드 자치정부 지도부는 자신들의 목표가 쿠르드족의 독립이 아닌 시리아 내 자치 보장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현재 시리아 영토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 상태로 러시아 및 이란과 손잡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가 지배하는 영토를 제외하면 사실상 시리아 내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점하고 있다.

쿠르드족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사실상 미군의 지상군 역할을 하며 IS를 시리아에서 격퇴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쿠르드족은 이제 서방의 군사 동맹국들이 자신들의 자치를 위해 정치적인 지원사격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민주군이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시리아쿠르드자치정부의 자치권 보장 지원을 상당히 주저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쿠르드족 자치 문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대부분 터키에 대한 우려 때문. 쿠르드족은 인구 약 3300만명으로 세계 최대의 ‘나라 없는 민족’이다. 세계 1차대전 이후 로잔 협약에 의해 쿠르디스탄이 5개국으로 분할된 이래 현재까지 나라없는 설움을 겪고 있는 쿠르드족은 주로 터키와 이란·이라크·시리아 등 4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다. 특히 터키에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문제는 터키가 공화국 설립 이후 꾸준히 쿠르드어의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며 터키 영토 내 소수민족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등 강력한 강제 동화정책을 실시해 왔다는 점. 터키의 억압에 반발해 1978년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디스탄노동자당(PKK)’이 등장했으며, 터키 정부는 PKK를 불법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터키는 시리아의 인민수비대 역시 PKK 세력의 일부로 보고, 이들이 쿠르드족 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될까 경계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쿠르드족 자치 문제에 엮이는 것을 꺼리면서 쿠르드족에게는 깊은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 지아 쿠르드 고문은 “솔직히 말해서 현재까지 뚜렷하고 긍정적인 관점이 형성된 적이 없다. 우리가 함께 편을 먹고 싸운 실제적 파트너들로부터도…”라며 말을 흐렸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도 유럽의 동맹국들과 미국, 그리고 시리아 내전에서 연합군을 형성해 함께 IS와 싸웠던 나라들을 대상으로 관계를 강화하는데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아 쿠르드 고문은 또한 국제사회가 시리아의 인프라를 재건하고 경제를 되살리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IS의 부활을 가져오거나, 다른 적대적 세력의 침공을 불러오게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