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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운전 해금’ 사우디, 여성 택시 운전사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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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8. 06. 2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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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포드의 광고. 차의 룸미러를 활용해 니캅(눈만 내놓고 검은색 천으로 얼굴을 가리는 이슬람권의 여성 복식)을 입은 여성을 연상시키도록 했다. 사진출처=/포드 트위터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여성운전금지령을 해제한 가운데 ‘중동의 우버’ 카림이 여성 드라이버를 채용하고 나서면서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사회로 꼽히는 사우디의 변화에 눈길이 쏠린다.

미국 CNN머니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0시를 기해 여성들의 운전이 허용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차량공유서비스 카림이 여성 드라이버 ‘카프티나스(Captinahs)’를 모집한다고 발표한 뒤 2000건 이상의 지원서가 쏟아졌다. 이가운데 일부 여성 운전자는 이미 도로에서 남성과 여성 승객들을 태운채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인 이나임 알 아사드(43) 씨는 새로 고용된 카림의 사우디 여성운전자 중 한 명이다. 현재 시리아 운전면허를 사우디 면허로 갱신 중인 그녀는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내가 승객들을 모시고 다니는 일에 잘 맞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녀는 자신이 모험을 좋아하고 고정 근무 시간을 싫어하기 때문에 카림의 드라이버가 자신에게 꼭 맞는 일이라고 말했다.

카림은 2020년까지 중동 전역에서 2만 명의 여성 드라이버를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카림의 사우디 수도 제다 지사 팀 매니저인 히샴 래리는 밝혔다. 카림은 이미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이집트·모로코 등에서 여성 드라이버를 고용하고 있다.
사우디 내 카림 고객의 3분의 2 이상이 여성이라고 래리 매니저는 밝혔다. 여성운전금지령 탓에 여성들이 카림이나 우버와 같은 서비스에 의존해야만 외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래리는 여성운전금지령 해제가 카림의 고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경제가 활성화 됨으로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우디 정부가 여성운전금지령을 해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이후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사우디 여성 고객들을 겨냥한 광고 캠페인을 쏟아내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우디 교통부에 따르면 여성운전금지령 해제 예고 이후 새로운 면허 신청이 12만 건이 넘게 들어왔다. 일부 여성들은 해외에서 취득한 운전면허를 사우디 면허로 교환하고 있으며, 30시간의 연습과정을 마치고 새로운 면허를 취득하려는 여성들의 수요도 너무 많아 교통부와 운전면허 학원들이 따라잡기 힘든 수준이다.

한 달 전 오픈한 ‘제다운전학원’은 8000건 이상의 지원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면허를 취득한 학생은 82명에 불과하다.

이같은 여성운전금지령 해제는 최근 사우디에서 일어나고 있는 커다란 변화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경제의 다각화·현대화를 목표로 ‘비전 2030’이라는 야심찬 경제·사회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관광 산업 활성화와 석유수입 의존도 낮추기 등이 포함돼 있다. 사우디의 종교 경찰은 체포권을 박탈당했고, 콘서트장과 영화관에 대한 규제도 해제됐다.

그러나 사우디의 보수파들이 빈 살만 왕세자의 사회 개혁에 반발하고 있어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나온다.

래리 팀 매니저는 여성 운전자들을 카림의 드라이버로 참여시키는 것이 보수적 사회 규범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여성들은 이미 오랜 시간 남성들과 함께 차량에 탑승해왔다”면서 “이것은 단지 자리를 바꾸는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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