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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새 대표와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오는 8월 9일 열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같은달 27일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여야 3당 대표와 청와대 회동은 빠르면 9월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소야대(與小野大) 20대 국회의 첫 정기 국정감사도 9~10월에 예정돼 있어 박 대통령이 이날 국정에 대한 국회의 적극 협조를 요청했지만 협치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이어 어떤 식으로든 집권 후반기 국정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각 카드를 꺼내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8월 초와 말에 예정된 여야의 전당대회와 여야 3당 대표 회담, 국감으로 이어지는 민감한 정국에서 개각이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도 완료됐기 때문에 개각 시기가 최대한 앞당겨 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개원 연설을 통해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과 관련해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과감한 규제개혁,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추진,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 구조개혁 완수, 비핵화를 전제로 한 확고한 북핵·북한 문제 해결, 단합된 국민의 힘으로 경제·안보 복합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날 개원사에서 “개헌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사실상 개헌론에 불을 지폈다. 정 의장은 “개헌은 결코 가볍게 꺼낼 사안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정 의장은 “개헌의 기준과 주체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며 목표는 국민통합과 더 큰 대한민국”이라며 20대 국회에서 개헌을 공식 논의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국회에서는 이날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6개 사회단체 연합체인 국가전략포럼이 여는 ‘개헌, 우리 시대의 과제’라는 주제의 세미나도 열렸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김무성·이주영·나경원·배덕광 의원, 더민주 김영춘·서영교·박재호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여야를 망라한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에 참여했던 이주영 의원은 축사에서 “20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앞으로 차기 대선까지 약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 여유가 있다”면서 “이 시기에 개헌을 추진해 신속하게 국민투표까지 한다면 개헌 역사를 이뤄낼 수 있다는 그런 기대를 하고 있다”고까지 밝혔다.
여소야대 20대 국회가 내년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미래 권력구조를 개편하는 거대한 ‘개헌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집권 후반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면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노동·공공·교육·금융의 4대 핵심 개혁을 마무리해야 하는 박 대통령으로서는 정치권의 개헌론이 국정 장악력을 강화하는데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조선업·해운업을 비롯한 부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산업 구조조정은 시장원리에 따라 기업과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에 오랫동안 누적돼 곪아 있는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일관된 원칙 아래 투명하게 각종 비정상과 부실을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가 밝혀 온 선제적이며 원칙에 입각한 산업 구조조정을 견지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