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 초치해 항의·우려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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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를 둘러싸고 삐걱대던 상황에서 사드 배치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양국간 외교적 갈등 기류가 커지는 분위기다.
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전날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한편, 자국 안보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외교부 류전민(劉振民) 부부장이 김 대사에게 면담을 요청했다”며 “면담에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 공식협의 개시와 관련해 중국 측의 입장 표명이 있었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측의 구체적인 입장 표명에 대해 “외교채널을 통한 협의 내용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중국의 안보이익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류전민 부8부장이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긴급히 초치해 한국이 한·미가 정식으로 사드의 한국 배치 논의를 시작한다고 선포한 데 대해 항의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초치’라고 표현한 데 비해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면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초치’는 ‘사람을 불러서 오게한다’는 의미이지만 주로 외교적 상대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할 일이 있을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지난해 3월 부임한 김 대사가 중국 외교부에 초치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동안 양국 모두 ‘최상의 관계’라고 평가해왔던 한·중관계에 비춰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 측이 그만큼 사드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한·중간에 심각한 외교적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지난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미국과의 사드 배치 협상을 공식화했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대해 그동안 수차례 우려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시해왔음에도 우리 정부가 ‘사드 카드’를 빼 든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이 그동안 북한 문제에 보여준 반응과 태도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제재에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한·미는 이미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중관계는 양측이 각각 대북제재와 사드 배치 여부를 주시하며 서로 가늠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