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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전문가들은 3일 지난해 12월 28일 한일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이후 국내 갈등 양상에 대해 본질적인 합의 내용 보다는 오히려 절차와 형식 측면에서 ‘약간’ 하자로 보이는 부분을 갖고 ‘무한정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은 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현재 사회적 논란은 본질적인 내용 보다는 절차와 형식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피해자들과 긴밀한 대화와 소통이 부족한 측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위안부 피해의 당사자인 할머니들이 자신들을 배제하고 일본 정부 당국과 담합한 게 아닌가하는 의심에서 생긴 측면도 있다”면서 “또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합의한 부분에 있어서 너무 일방적이고 무한정 확대 해석된 것이 논란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지금 우리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줘야 하지만 우리가 역사의 교훈으로서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이라면서 “앞으로 국익의 방향을 생각해서 이 문제를 잘 관리해 나가야 하며 정부도 현실적인 부분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줘야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진 소장으로부터 위안부 합의 갈등 이후 주요 쟁점과 구체적인 해법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위안부 합의 이후 갈등의 본질은?
=이원덕 “첫째, 사전 소통의 문제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긴밀한 대화와 소통 부족했기 때문에 좀 섭섭한 마음이 있다. 또 위안부 할머니들을 배제하고 일본 정부 당국하고 담합한 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생긴 부분도 발생했다. 둘째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는 부분을 명시했다는 것이 비판의 포인트다.”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는 부분에 대한 비판은?
=이원덕 “불가역적은 기본적으로 상호주의다. 합의문 내용을 잘 보면 우리 장관은 이상 표명된 조치들이 성실하게 이행된다는 것을 전제로 그 표현을 달았다.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한다고 하고 배상적 금전 조치와 사죄 반성도 했는데 만일 합의 정신에 위배하거나 망언을 한다면 사실상 무효이며 백지화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합의문 어디에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앞으로 전혀 언급할 수 없다는 내용은 없다.”
-‘100억원을 받고 다 합의해줬다’는 부분은?
=이원덕 “우리 시민 사회나 역사연구자들, 위안부 피해자들이 얼마든지 법적 소송을 하는 것은 자유다. 전혀 구속받지 않는다. 여성 인권 운동이나 진상규명 활동도 얼마든지 민간인이 하는 것은 무슨 상관이 있나? 그런데 ‘100억원을 받고 이제 모든 것이 다 해결됐다. 전 국민이 위안부의 위자도 꺼내지 말라. 이런 것을 합의해 줬다’라는 주장이 있는데 합의문을 잘 보면 어디에도 그런 내용이 없다. 전혀 아니다. 위안부 정책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일사부재리로 합의 정신을 이행하자는 차원에서 불가역적인 것을 넣었다고 본다.”
-‘최종적 불가역적’ 부분 갈등은 관점의 차이인가?
=이원덕 “지금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이 무한정 확장되고 있다. 위안부 문제 운동도 연구도 활동도 중단이라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그걸 우리가 왜 스스로 족쇄를 자꾸 채우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합의문을 잘 읽어보면 어디에도 그런 내용이 없다. 정부 차원에서 같은 쟁점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지 약속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진창수 “박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왜냐면 다른 사안들과도 형평성의 원칙도 존재한다.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생기면 대통령이 나서야 하는가? 모든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다 해결할 수도 없다. 다른 사안과의 균형 감각도 필요하다.”
-만일 박 대통령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난다면?
=진창수 “그것은 대통령 리더십의 결정이다. 대통령 리더십 차원에서 국민 감정적으로 잘 순화가 안 된다면 대통령이라도 나서야 한다. 하지만 지금 모든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나서야 하는지는 아니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형평성과 앞으로 국익 차원에서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
-또다른 갈등 수습책이 있다면?
=이원덕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위안부 할머니나 국민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감성적인 어프로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오해가 발생한 이번 합의 사항에 대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금 더 문안을 다듬고 조약의 성격으로 법적 문서를 만들고 사인을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마무리를 좀 법적으로 국제협약 형태로 하는 것이 좋겠다. 그때 지금 생긴 오해들을 불식하는 형태의 문장이 됐으면 좋겠다. 정부가 적극 소통에 나서 설명문으로 국민들한테 전달이 됐으면 한다.”
-주한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 논란은?
=이원덕 “소녀상을 언제 철거한다는 말도 합의문에 없다. 합의문을 읽어보면 일본측의 요망과 소망을 담았다. 우리 정부는 최종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만 했다. ‘소녀상을 팔아 먹었다’든지 너무 확대 해석이 만연하는 것을 보고 이해가 안 된다. 그런 부분은 정부가 소통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는데?
=이원덕 “왜 법적 책임을 인정 받지 않았냐는 부분이 있다. 그건 최대치 목표다. 하지만 외교협상이라는 것이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다. 그걸 절대로 안 내준다 해서 여기까지 얻어낸 것이다. 이걸 얻어 내려고 대통령이 대일 외교정책의 다른 부분을 다 포기하면서까지 끌어 냈다. 역대 다른 정부는 이렇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전제 조건으로 걸었던 정부가 없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안했다. 그 때 희생자들이 계속 요구했었다. 외교협상에서 100점이 좋겠지만 100점은 전쟁으로 상대방을 물리적으로 굴복시킬 때만 가능하다. 국제적 평가는 ‘아베가 철이 들었나 갑자기 왜 그렇게 됐냐’고 놀라는 것이다. 위안부를 계속 부정하고 다니던 자가 스스로 책임 인정하고 사죄 반성했다고 평가한다. 대만은 한국을 보고 협상을 다시 한다는 것이다. 그게 국제적 평가다.”
-이번 위안부 협상에 대한 평가는?
=이원덕 “지금 위안부 합의에 대한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 그 오해에 대해 가만히 침묵하고 있으면 일반 아무 것도 모르는 진짜 국민들은 제2의 굴욕적인 협상을 했구나? 그렇게 이해 할 것 같다. 근데 내용을 보면 전혀 굴욕적 협상이 아니다. 역대 어떤 정부도 얻지 못했던 것을 가장 우익적이라고 하는 아베 정부의 무릎을 꿇린 협상이다. 기본적으로 합의 안하고 망언하고 다니던 일본 정부를 책임 인정 시키고 그 다음에 총리 대신 이름으로 자기가 사죄 반성한다고 자기 표현했고 그걸 외무 대신 읽었다. 그것이 협상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