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아베 총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가한 고통에 대해 ‘깊은 후회’(deep remorse)를 표현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아베 총리가 이전 정부의 역사 관련 담화를 계승한다고 한 약속 역시 환영한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앞으로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기여를 확대하겠다는 일본의 의도를 확약한 것을 평가한다”면서 “일본은 전후 70년 동안 평화와 민주주의, 법치에 대한 변함없는 약속을 보여줬으며 이런 기록은 모든 국가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접적인 사과’가 생략된 아베 총리의 담화에 대해 ‘부분적 유감’이나 ‘실망’의 표현도 없이 전체를 환영한 것이다.
이는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주요 언론의 비판적 시각은 물론 미 의회 및 한반도 전문가 일각의 지적과 상반되는 것이다.
특히 백악관의 이 같은 환영 입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의 급부상 속에 ‘안보’와 ‘경제’의 양대 축을 일본에 기대야 하는 미국 정부가 과도하게 ‘일본 감싸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 담화 직후 AP 통신은 아베 총리의 담화가 “불충분한 사죄에 그쳤다”고 평가했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아베 총리가 선대 총리들이 밝힌 사죄라는 표현을 명백하게 반복하는 것을 회피했다”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새로운 사죄에 못 미치고 미래 세대는 사죄하도록 운명지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함으로써 이웃 국가들을 화나게 할 위험을 안았다”고 지적했고,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도 “아베 총리가 전후 50년 무라야마 담화의 사죄를 수용했을 뿐 직접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독일 공영 국제방송인 도이체벨레는 ‘일본으로부터 더 이상의 사과는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베 담화가 많은 피해 당사국들에 실망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