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총리는 이날 도쿄 도내의 아사히신문 본사에서 행한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 ‘전후 70년을 맞은 일본이 역사 문제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독일은 과거와 제대로 마주했다”며 “주변국의 관용도 있었다”고 소개했다고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독일은 홀로코스트 등 과거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고 사죄함으로써 프랑스, 폴란드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메르켈 총리가 일본이 해야 할 바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일본 정부에 과거사 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한중일 간의 긴장감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평화적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라며 동아시아에서도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고 평화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과격단체 이슬람국가(IS) 등에 의한 테러 대처에 “독일과 일본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르켈 총리는 자국이 탈원전 정책을 채택한 배경을 설명하고, 일본·인도·브라질 등과 협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날 오전 일본에 도착한 메르켈 총리는 오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적극적 평화주의’를 정권의 외교·안보 이념으로 내세운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때 같은 패전국인 두 나라가 전후 70년간 세계와 지역의 평화 및 안정에 이바지해온 사실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등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로서 양국이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 나간다는 점을 확인할 생각이라고 NHK는 전했다.
또 아베 총리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의 동향을 설명하고 이와 관련한 이해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이날 오전 메르켈 총리는 이날 일왕 예방, 일본과학미래관 시찰 등 일정도 소화했다.
메르켈 총리는 방일 마지막 날인 오는 10일, 여성 리더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대표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