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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는 2차 입찰 마감인 오는 24일 사업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2차 입찰에는 대한항공이 참여할 것으로 확실시 된다. 대한항공은 KFX 사업 참여를 위해 지난 주 유로파이터 제작사인 에어버스D&S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는 기술적 측면이나 준비 기간 등을 봤을 때 록히드마틴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KAI가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최근 ‘땅콩 회항’ 사건으로 회사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감사원의 KAI 상품권 로비’ 집중 감사에 대한 일부 언론 보도가 막판에 어떤 돌발 변수로 작용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KAI가 KFX 사업과 관련해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최근 유로파이터를 만드는 에어버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대한항공이 기술 이전에서는 좀더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술 이전 측면에서 유럽 측과 파트너십을 맺은 대한항공이 자금력을 앞세워 KAI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기술 통제를 받는 KAI·록히드마틴이나 KAL·에어버스도 핵심 기술 측면에서는 결국 미국 정부의 기술 이전과 협력을 끌어 내야 하는데 미국 정부가 쉽게 에어버스와 손잡고 전투기를 만드는 한국에 쉽사리 핵심 기술 이전과 협력을 해 줄 것인가라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KFX 소식에 밝은 한 소식통은 10일 “한국 정부나 공군이 정말로 미국이 아닌 유럽의 에어버스와 협력해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앞으로 전투기를 업그레이드 해 나갈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면서 “미국 정부가 주지 않는 핵심 기술을 과연 에어버스가 어떻게 줄 수 있다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전투기를 만드는데 천문학적인 비용과 함께 F-35 기종은 20년 이상씩 걸리며 이스라엘·일본·대만도 전투기를 만들기 위해 20조원 안팎을 쏟아 부었지만 결코 쉽지 않다는 결론을 받아 들었다”면서 “하지만 우리 정부는 너무 촉박하게 일정을 짧게 잡아서 8년 안에 전투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나 크고 설령 개발한다고 해도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실 대부분의 항공기술자와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좀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차근차근 충분한 검증과 1만소티 이상의 시험 비행을 거쳐야만 제대로 된 전투기를 개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항공전문가는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중심을 잡고 옳은 방향으로 잘 이끌어 가야 한다”면서 “전투기를 만드는 것은 ‘장난감’을 만드는 것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정부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모든 핵심 기술과 구성품이 준비가 된 상태에서도 8년 이라는 기간이 촉박한데 레이더와 각종 센서를 개발하면서 8년 안에 전투기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로 너무나도 리스크가 크다”면서 “미국이 충분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붓고 F-35 전투기를 만드는데 20년 넘게 걸렸는데 단순히 T-50을 기반으로 모든 공정과 절차를 하나하나 테스트 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전투기를 8년 안에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전투기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정말로 거쳐야 할 프로세스가 너무 많기 때문에 KFX의 작전요구성능(ROC)도 처음부터 과도한 목표를 정해 놓고 하지 말고 원하는 타깃은 있더라도 신축적으로 융통성을 갖고 전투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처음부터 설계를 잘 해서 모든 국력을 집중해 시간을 충분히 갖고 비용도 좀더 투자해서 제대로 된 전투기를 만들어야지 시간에 쫓기고 과도한 ROC를 설정하게 되면 결국 문제 투성이의 전투기를 만들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