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한·미가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 재연기 시기를 또다시 6∼7년 연기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는 얘기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가 이번 SCM에서 전작권 전환 재연기 조건과 관련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함께 이에 대비한 한국군의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시기를 전환 시점을 최종 결정하는데 중요 고려 요소가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공격 징후를 포착해 타격하는 킬 체인과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KAMD는 2020년대 초반에 구축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미가 이번 SCM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과 함께 전환 재연기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대략적으로 전제 조건만 달 가능성이 있어 한국군의 전작권 전환에 대한 의지 자체가 있는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6일 “한·미 두 나라 국방부가 전작권 전환 추진을 위해 전환의 조건과 시기에 대해 이번 SCM에서 최종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SCM 공동발표문에 전작권 전환 재연기 특정 시기 명시에 대해 김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명시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하면서도 “명시 방법에 관한 것은 한·미가 더 협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한·미가 어떤 결정을 낼지 적지 않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6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고위급회의를 열고 전작권 전환 재연기 시기를 조율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고위급 회의를 하고 이어서 내일은 KIDD 본회의를 한다”면서 “18일 오후 모든 회의가 종료되면 협의한 내용과 관련해 어느 정도 방향성에 대해 말하겠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국군의 대응 능력이 전작권 전환의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며 그 조건을 충족하는 시기가 전작권 전환 시점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사전문가들은 “2020년 초반 킬 체인과 KAMD가 구축된다는 확신도 없으며 설사 구축된다고 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WMD에 의한 심대한 위협이 사라지고 대응력이 높아진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면서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 참여 압박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전개가 기정 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 재연기 시기를 어떻게 결론 내는지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군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WMD에 대한 대응력이 구축되는 시점을 전작권 전환 시기로 잡고 있다면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또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북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사드를 한반도에 전개하면서 한국군의 킬 체인과 KAMD 구축 시점을 전작권 전환 시기로 잡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