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 9일 국가통계포털에 업데이트한 2013년 농가소득 자료와 2013년 농작물생산조사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 중 3년간 풍년의 역설 현상이 나타났다.
2009년과 2013년은 식량작물(미곡, 맥류, 잡곡, 두류, 서류 등)·채소류(과채·엽채·근채·조미채소 등)·과실류 등의 생산량을 더한 농작물 생산량과 농가소득이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
반면, 2010년의 농작물 생산량은 1521만9980t으로 전년보다 256만7000t 가량 줄었으나, 농가소득은 3212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130만원 가량 늘었다.
2011년에는 반대로 농작물 생산량은 2010년보다 113만3000t가량 증가했지만 농가소득은 197만3000원 감소했다.
또 2012년은 농작물 생산량이 2011년보다 189만5000t 감소했지만 농가소득은 88만3000원 늘었다.
즉,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농작물 생산량이 늘어나면 농가소득이 줄어들고, 생산량이 감소하면 오히려 농가소득이 늘어나는 풍년의 역설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농민들의 속을 새까맣게 태우는 풍년의 역설은 올해도 재현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6월 하순 배추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가량 낮은 2700∼3700원(10㎏) 수준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겨울배추 저장분의 출하량이 많았고 준고랭지 봄배추도 본격 출하되는 등 출하량이 7%가량 늘었기 때문.
무 역시 6월 출하량이 전년 6월보다 7%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무 가격은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 기준 전년보다 37%가량 떨어진 8500∼9500원/18㎏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양파 가격은 올해 들어 말 그대로 폭락했다.
지난달 양파의 평균 도매가격은 534원/㎏으로 월평균 도매가격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4월의 2342원/㎏과 비교하면 22.8%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양파 가격이 폭등하자 농민들이 너도나도 양파 재배에 나섰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양파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19.3% 증가한 2만3908ha에 달한다.
채소 가격 폭락은 다른 품목의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3∼4월 배추와 무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북 고창, 충남 예산 지역 농가들이 지난해 가격이 좋았던 수박으로 대거 작목을 전환한 결과 6월 수박 출하량은 전년보다 7%, 7월 출하량은 전년보다 5%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6월 수박 도매가는 지난해 1680/㎏보다 낮은 1000∼1300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