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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군 차기전투기(F-X) 이젠 날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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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4. 03. 20. 08:51

진호영 전 공군연구분석평가단장…전력화 늦어지면 전력 공백 심각
진호영 전 공군평가단장
진호영 전 공군연구분석평가단장
공군의 차기전투기(F-X) 사업이 많은 논란 끝에 F-35 스텔스 전투기를 직구매하는 방향으로 정해졌다. 예산 논리로 추진되던 안보 사업이 뒤늦게라도 안보 논리로 수정된 것은 천만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도 F-35 도입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하다. 스텔스기의 필요성과 대외군사판매(FMS) 구매, 도입 조건 등이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어 염려 된다. 이런 논란들로 전력화가 또 늦어지면 공군의 전력 공백이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먼저 스텔스기의 필요성 문제다. 북한은 핵 미사일 등 여러 비대칭 무기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데 이렇다 할 대응 무기가 없는 우리에게는 스텔스기가 유일한 비대칭 무기가 될 수 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으로 발표되던 2010년 5월 F-22 스텔스기 24대가 미 본토에서 괌과 오키나와로 전개한 적이 있다. 이 때 한동안 김정일의 대외 활동이 없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연이었는지 아니면 가공할 스텔스기에 위협을 느껴서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1986년 카다피를 제거하기 위한 미군의 리비아 공습처럼 외과적 수술(Surgical Operation)로 김정일을 제거하려 한다면 자신의 위치가 노출될 때 쥐도 새도 모르게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의식했을 개연성이 크다. 당시 우리나라가 F-35 같은 스텔스기로 무장한 상태이고 유사시 사용할 의지가 확실하다는 것을 알게 했더라면 천안함이나 연평도 포격같은 도발을 감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처럼 스텔스기는 전쟁과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비대칭 전략무기가 될 수 있다. 30여년을 전투기 조종사로 살아왔던 필자가 새내기 조종사 시절 레이더가 없는 전투기로 레이더를 보유한 북한 전투기와 교전하는 훈련을 하면서 실전에서 만나면 살아남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한반도 주변 국가들은 곧 최신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무장하는데 우리만 4세대급 전투기를 도입한다면 우리 전투조종사들이 한반도의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막강한 스텔스 전투기 앞에 주눅 들지 않고 하늘을 지켜낼 수 있을까하는 염려를 떨칠 수가 없다. 스텔스기는 스텔스기로 대응해야 한다.

둘째, 사업이 FMS로 추진되면서 성능 보장과 KFX 기술이전이 어려우며 잘못될 때 모든 것을 우리가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맞는 측면도 있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FMS 구매는 비용증가 요인이 있지만 미국 정부가 보증하고 미군과 같은 무기를 사용하게 된다는 장점도 크다.

그리고 거의 모든 서방 세계가 관련된 거대 방산 프로젝트가 우리가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할 만큼 잘못될 가능성은 기우에 가깝다. KFX 기술이전 문제도 FMS나 상용구매 모두 같은 절충교역 절차대로 추진되므로 절충교역만 잘 활용하면 확보가 가능하다. 전 세계에서 절충교역(Off Set)을 가장 잘 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법체계가 잘 정비되어 있고 성공적인 사업경험이 많아 여러 나라가 우리에게서 배워가고 있다. 다만 정부는 지난해 경합을 벌이며 제시했던 절충교역안을 충실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협상력을 잘 발휘해야 할 것이다.

셋째, 비슷한 시기에 동일 기종을 도입하는 일본보다 불리하다는 시각이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단순히 F-35 42대를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 주력기종인 F-15J를 F-35로 대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100여대 이상을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비용도 우리보다 대당 1.5배∼2배는 더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화 시기를 고려하고 최소 비용으로 스텔스기를 도입하려는 우리와는 목표와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유리하다고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이젠 국민적 여론에 힘입어 사업추진 방향이 기왕에 정해졌으니 또 흠집을 들추기보다는 정부가 최선의 사업을 해나가도록 국민적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그렇지 않아도 미흡한 대한민국의 공군력이 사업 지연으로 국가 안보의 공백을 만들지 않도록 말이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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