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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훈풍 기대에… 반도체 업고 또 ‘빚투’ 나선 개미들

코스피 훈풍 기대에… 반도체 업고 또 ‘빚투’ 나선 개미들

기사승인 2024. 07. 0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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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 잔고 20조원 넘어서
코스피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 마감
반대매매 발생 땐 투자자 손실 우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준금리 인하 가시화 등으로 코스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빚투(빚내서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한 달 사이에만 월초 대비 3600억원 이상이 늘어나며, 20조원을 넘어섰다.

빚투 리스크(위험) 또한 커지는 중이다. 현재 미국과 국내 증시 모두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만큼, 반도체 산업에 대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반대매매'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엔비디아 등 대형기술주 주가에 대한 가격 조정이 발생한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타격을 받자, 반대매매 체결액이 늘어나기도 했다. 여기에 금리 인하 시점과 횟수 등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이에 투자업계에선 레버리지(차입) 투자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국내 증시 상승 이유가 반도체 등 특정 요인에 한정된 만큼, 이것이 흔들릴 때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직 금리 인하 전으로 자금을 빌리는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상반기 말 기준 20조1077억원으로 연초(17조5371억원) 대비 14.7% 증가했다. 특히 6월 동안 3600억원이 넘게 늘어나면서, 20조원을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이 잔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빚을 낸 투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과 함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제 반도체 종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166억원으로 코스피 상장 종목 중 가장 많았다. SK하이닉스는 1155억원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커지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으로 증시 전망이 양호한 점도 빚투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이 냉각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9월 금리가 지금보다 낮을 가능성을 77.9%로 제시하고 있다. 금리 인하는 투자 증가로 이어지기에, 국내 증시의 박스권 탈출에 가장 필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이 같은 기대감들이 반영되며 지난 5일 코스피는 2862.23으로 마감했다. 이는 약 2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NH투자증권 등 증권업계는 이번 주 코스피 지수가 최고 2890까지 오를 것이라 예상했으며, BNK투자증권은 연내 3200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다만 빚투 증가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했다가 이를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투자자의 주식을 일괄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하게 되는데, 반대매매는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는 것 물론, 시장에 주식 물량이 쏟아지게 돼 주가 하락을 가속하는 악재로 작용한다.

현재 국내 증시는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다시 말하면 반도체 상황에 따라 증시가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술주에 대한 고평가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 조정에 들어간 적이 있었고, 이는 국내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반대매매 체결액이 100억원이 넘는 날은 올 상반기 5번 존재했는데, 지난달에만 2번 발생했다.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밸류업 프로그램은 아직 시작 단계이며, 기준 금리 인하의 경우 시점과 횟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직도 존재한다. 더구나 현재는 금리 인하 전으로 빚투를 위한 비용(이자 등) 부담이 있다. 반대매매가 발생했을 때 투자자의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 상승 요인이 존재하고 있지만, 기대감으로 레버리지 투자를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며 "불확실성도 여전한 만큼,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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