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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10%, 원화 -6.5%....“150개 통화의 3분의 2 약세”

엔화 -10%, 원화 -6.5%....“150개 통화의 3분의 2 약세”

기사승인 2024. 04. 3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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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전세계 150개 통화 중 3분의 2, 달러 대비 약세"
"전세계 자금, 고금리·경제 '예외적' 강세 미국 유입"
외환거래 90%, 달러
금리인하 검토 전세계 중앙은행
미 금리 차이 확대로 통화 가치 추가 하락 우려
JAPAN BANK OF JAPAN FOREIGN EXCHANGE
26일 일본 도쿄(東京) 증권가에 표시돼 있는 닛케이(日經)지수와 엔/달러 환율./EPA·연합뉴스
29일 오전 10시 30분께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달러당 160엔을 돌파했다.

수시간 후 엔화 매수·달러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154엔대로 급등했다가 이날 오후 156엔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엔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엔화 가치는 연초 대비 10% 하락했다. 이어 원화(-6.5%)·아르헨티나 페소화(-7.7%)·호주 달러(-3.9%)·캐나다 달러(-3.4%)·유로화(-3.0%)·위안화(-2.1%)·파운드화(1.6%) 등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 NYT "전 세계 150개 통화 중 3분의 2, 달러 대비 약세"...연초 대비 엔화 가치 10%↓, 원화 6.5%↓
"전 세계 자금, 고금리·경제 '예외적' 강세 미국 유입"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약 150개의 전 세계 통화 가운데 3분의 2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주요 교역국 통화에 대한 달러의 전반적인 강세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는 미국 금리가 비슷하게 높았던 시기인 2000년대 초반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달러화의 최근 강세는 닷컴버블 붕괴 이전인 2001년 3월 이후 22년 만의 최고치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5.25∼5.50%)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 아울러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 등 전문가들이 '예외론(exceptionalism)'이라고 규정할 정도로 세계 경제와 비교해 미국 경제만 강력한 것도 영향을 미친다.

연준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이 전 세계 대부분보다 더 큰 수익을 제공하는 미국 자산을 구매하기 위해 달러가 필요한데, 최근 수개월 동안 주요국 당국이 느낄 정도의 기세로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1,370원대로 급락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까지 하락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 전 세계 외환 거래 90% 달러...달러 강세, 전 세계 인플레 유발
달러 대비 엔화·원화·위안화 가치 동반 하락..."중, 위안화 약세 허용, 달러 압력 보여줘"

전 세계 외환 거래의 거의 90%가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광범위하게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각국이 원유 등 같은 양의 달러 표시 상품을 사기 위해 더 많은 자국 통화를 교환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달러 차입 국가는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미국산 수출품의 경쟁력이 떨어져 무역 적자가 더욱 확대되는 등 미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있다.

달러 강세의 영향은 특히 아시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엔화뿐 아니라 원화도 2022년 이후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한·미·일 재무장관은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첫 3국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최근 원화 및 엔화의 가치 하락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달 중순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에 참석해 최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서 약간 벗어났다며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NYT는 부동산 위기와 내수 소비 부진으로 경제가 타격을 입은 중국도 일본과 비슷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위안화를 엄격한 범위 내에서 유지하려는 중국이 최근 입장을 완화해 위안화 약세를 허용했는데, 이는 달러가 금융시장과 다른 국가의 정책 결정에 가하는 압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브래드 세터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위안화 약세가 중국 경제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강한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스즈키 준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왼쪽)이 17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가진 첫 3개국 재무장관 회의에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전 세계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 검토 불구, 미국 금리 차이 확대로 통화 가치 추가 하락 우려"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금리 차이 확대로 통화 가치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점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입안자들은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개선되고 있어 6월 회의에서 4.50%인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지만,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하면 금리 차이가 더욱 확대돼 유로화가 더욱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한국과 태국 중앙은행 등 금리인하를 고려하는 다른 국가의 정책 입안자들도 유럽중앙은행과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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