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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아버지가 가르쳤냐” “깽판 치냐”… 난장판 된 운영위

“민주당 아버지가 가르쳤냐” “깽판 치냐”… 난장판 된 운영위

기사승인 2024. 07. 0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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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김여사' 민감한 현안질의
與野, 첫 대면부터 기싸움 '팽팽'
고성·삿대질… 격렬 항의 충돌도
국회 운영위원회 여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두 번째)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찬대 위원장을 찾아 의사진행발언 관련 항의를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여당 간사인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의주 기자 songuijoo@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대상 현안질의에서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외에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관련 논란도 다뤄졌다.

지난달 27일 언론을 통해 김 전 의장이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담긴 김 전 의장의 회고록 내용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에선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은 이태원 사건과 관련해 굉장히 많은 의혹이 언론에 의해 제기됐기 때문에 관련된 의혹을 전부 다 수사하라고 말씀하셨다"며 김 전 의장의 회고록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또 윤 대통령이 핼러윈데이 당시 이태원에 인파가 몰린 게 좌파 언론 탓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장하자 "그런 발언을 (대통령이 하신 걸) 들은 적도 없고,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운영위 회의는 대통령실을 둘러싼 민감한 현안을 다루기로 예정됐던 만큼 시작부터 여야 간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됐다. 국회 원(院) 구성 과정에서 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 의사일정을 정하면서 빚어진 혼란으로 회의 운영이 초반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운영위 야당 간사인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대통령실의 부실한 출석 준비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실이 업무보고를 했는데 현황 자료가 없어 입장을 들어봐야겠다"고 몰아붙였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대통령실이 아무런 자료를 준비해 오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의사일정에 관해선 여야 간사 간 일체 협의가 없지 않았느냐"며 "아직 여당 간사가 정해지지 않아서 이 회의 구성이 어떻게 됐는지 들은 바도 없다"며 반발했다.

이날 운영위는 지난달 21일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이 전체회의를 열어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 대통령실 참모 16명을 현안질의 증인으로 채택하며 열리게 됐다.

그렇게 열린 회의에서 야당이 업무보고 자료를 요구하자, 여당 의원들이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정 비서실장이 "회의 중간에라도 자료를 준비하겠다"고 중재에 나섰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여야 의원 간에 격한 말다툼도 벌어졌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을 맡아온 국회 관례를 거론한 뒤 "박찬대 위원장이 협치라고 말하는데, 참 안타깝다"며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게 협치의 부정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말씀 정리해 달라", "시간 체크해 달라"라고 하자, 강 의원은 "발언권을 주고 중간에 말하는 게 협치냐"면서 "민주당 아버지는 그렇게 가르치냐"고 쏘아붙였다.

이는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1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라고 언급한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장내에서는 "왜 손가락질이냐", "삿대질을 멈추라", "깽판 치는 거냐" 등 보는 이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과격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그러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를 야당 간사로 선임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뒤에야 다시 질의가 시작됐다.

이날 회의는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 의원 출신의 정 실장의 데뷔전이었다. 그동안 관료출신의 김대기·이관섭 전 실장과 달리 그가 정치인 출신으로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전 포인트였다. 정 실장은 이날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비교적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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