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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이스라엘 “테러 보상”...미국·EU 회원국 이견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이스라엘 “테러 보상”...미국·EU 회원국 이견

기사승인 2024. 05. 2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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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테러 보상...학살 반복할 것"
노르웨이·아일랜드·스페인 "28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미국·프랑스·독일·헝가리 "아직 시기 아냐"...폴란드·요르단 "지지"
네타냐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세계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 추모센터 야드 바셈의 추모의 홀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추모의날 기념 헌화식에 참석하고 있다./AP·연합뉴스
노르웨이·아일랜드·스페인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발표에 이스라엘 정부는 크게 반발했고,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은 다른 입장을 보였다.

◇ 네타냐후 총리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테러 보상...테러 국가로 학살 반복할 것"
노르웨이·아일랜드·스페인 "두 국가 해법 지지...28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할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영상 메시지를 통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것은 테러에 대한 보상"이라며 노르웨이·아일랜드·스페인의 '인정' 계획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주민의 80%가 지난해 10월 7일의 끔찍한 학살을 지지한다"며 "이런 악에게 나라를 줘서는 안 된다. 그 나라는 테러 국가가 될 것이며, 10월 7일의 학살을 반복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테러에 대한 보상은 평화를 가져다주지 않으며 우리가 하마스를 물리치는 것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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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가운데)·미할 마틴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오른쪽)·에이먼 라이언 교통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정부 청사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AFP·연합뉴스
앞서 EU 회원국인 노르웨이·아일랜드·스페인은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주권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면서 오는 28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인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고,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국가를 건설하려고 하는데, 유엔 193개 회원국 중 남미·러시아·중국·인도 등 약 144개국이 이를 인정했지만, 27개 EU 회원국 중 소수 국가만이 이 조치를 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스웨덴은 EU 가입 전인 2014년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는 환영 입장을 밝혔지만, 이스라엘은 크게 반발했다.

이스라엘 가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번 조치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3국 주재 자국 대사에 대해 본국 소환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이스라엘 외무부는 자국 주재 3국 대사를 불러들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포로로 잡힌 여성 인질들의 영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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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가운데)·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왼쪽)·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독일 바이마르에서 열린 '바이마르 삼각 회의'에서 바이마르 시내를 걷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미국·프랑스·독일·헝가리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아직 시기 아냐"...폴란드·요르단 "지지"

미국과 EU 회원국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국가는 일방적인 인정이 아닌 협상으로 달성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 왔다"면서도 "그는 동시에 '두 국가 해법'이 일방적인 인정이 아니라 당사자 간 직접 협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 파트너 국가들에게 이러한 입장을 전달하고, 향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을 공식적으로 국가로 인정하기 위한 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단순한 상징적 문제나 정치적 입장 문제가 아니라 평화와 안보 속에서 나란히 살아가는 '두 국가 해법'을 위한 외교적 수단"이라며 "프랑스는 이 결정(인정)이 이 과정(해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했다.

세주르네 장관은 이날 독일 바이마르에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과 '바이마르 삼각 회의'를 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프랑스는 분쟁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인정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베어보크 장관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인정'이 지금 당장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난 6개월 동안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이 끔찍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명목상의 인정이 아니라 정치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시코르스키 장관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믿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다른 국가들의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보렐 대표는 이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공동 외교와 안보 정책의 틀 안에서 모든 회원국과 계속 협력해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공동 입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중동 내 미국의 우방국으로 1994년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체결한 요르단의 아이만 사파디 외무장관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서의 행동과 '두 국가 해법' 거부에 대한 답이라며 지지한다고 했지만, 공동 기자회견을 한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인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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