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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엑소더스’ 시작됐나…브라질行 망명 신청 급증

베네수엘라 ‘엑소더스’ 시작됐나…브라질行 망명 신청 급증

기사승인 2024. 09. 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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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브라질 망명 신청자 1907명, 전월 대비 3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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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국적의 이민자들이 브라질 호라이마주 파라카이마의 '환영의 집'에서 급식을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2차 엑소더스(대탈출)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브라질은 국경을 넘어 유입되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늘자 최대한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에페(EFE)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주(州)의 도시 파라카이마로 넘어간 베네수엘라인은 1만1325명이다. 전월의 8477명보다 35% 늘었다.

이달 브라질에 임시영주권을 신청한 베네수엘라 국적 이민자는 4393명으로 전월 대비 9% 늘었고 망명을 신청한 베네수엘라인은 1907명으로 지난 7월보다 25% 증가했다. 현지 언론은 "우려했던 베네수엘라의 2차 엑소더스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7월 28일 실시된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3선에 도전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국은 혼란에 빠졌다.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연일 열렸고 시위대와 공권력 간 유혈충돌까지 빚어져 최소 27명이 사망하고 2200명 이상이 검거됐다.

혼란이 가중되자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이민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민 전문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집권이 연장됨에 따라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이민자가 최고 50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베네수엘라 대선 후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 43%가 연말까지 외국행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브라질 정부는 2018년부터 군을 동원해 유엔과 함께 베네수엘라 국경 지역에서 일명 '환영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국경을 넘은 후 갈 곳이 없는 베네수엘라인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임시 영주권 발급이나 망명 신청 등 행정 업무를 돕는 시설이다.

이곳에서 현지 언론이 만난 베네수엘라 국적 이민자들은 "투표를 하면 국가가 바뀔 것이라고 믿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기대는 빗나갔다" "선거의 결과를 도둑맞았다" 등의 의견을 말하며 부정선거 의혹이 탈출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민 희망자가 늘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정상화돼 이민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모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면 좋겠다"면서도 "책임감을 갖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민자들을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국경까지 넘었는데 자국에 있을 때보다 더 어려움을 겪어선 안 될 것"이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호라이마주를 방문해 베네수엘라인들의 생활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브라질은 마두로 대통령의 3선을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떠나 이민을 신청하는 인구의 증가는 남미 공통 관심사다. 칠레는 지난달 "남미 각국이 쿼터를 두고 베네수엘라 국적 이민자를 받아들이자"고 제안했다.

올해 대선 후보였던 야당지도자 에드문도 곤살레스는 최근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과 선거에서 맞섰다가 패한 후 구속 위기에 처하는 등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

중남미 언론은 "곤살레스의 망명이 베네수엘라 엑소더스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이민자가 계속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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