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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잡아라”… 증권 빅5,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

“슈퍼리치 잡아라”… 증권 빅5,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

기사승인 2024. 09. 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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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점포 줄이고 특화 점포 늘리고
절세·자산승계 등 관리 서비스 강화
채용 확대·이색 세미나 등 마케팅도
'슈퍼리치'를 잡기 위한 빅5 증권사들(미래·한국·NH·삼성·KB)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일반점포 수를 줄이는 대신에 초고액 자산가 관리를 위한 특화점포 수를 늘리는가 하면,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절세와 자산 승계 등 자산관리 서비스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특히 가업 승계를 준비 중인 자녀와의 1:1 집중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미술경매와 같은 프라이빗한 주제의 아카데미 서비스를 내놓으며 일반 고객과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렇듯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분야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자산관리 시장을 성장 분야로 인식하면서다. 하반기 금리인하 국면에도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증권사들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 간 큰손 모시기 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빅5 증권사들의 자산관리 수수료수익(금융판매)은 1943억원으로 지난 1분기(2119억원)보다 9.05%로 크게 늘어났다. 각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의 수익 증가율이 13.08%로 가장 크게 성장했다. 이어 삼성증권(11.45%), 미래에셋증권(11.44%), KB증권(2.73%), NH투자증권(-2.02%)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사 간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며 증권사의 주된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자 증권사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관리 분야로 눈을 돌린 결과다.

투자은행(IB) 분야가 여전히 위축된 것도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시장에 사활을 거는 배경이다. 증권사 IB들은 지난해 해외 상업용 부동산 위기와 국내 부동산PF 위기로 대체투자 분야에서 큰 손실을 떠안았다. 이에 증권사들은 수수료 장사 대신 증가하는 초고액 자산가를 공략해 자산관리 사업을 키우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고액자산가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기존 WM사업부와 PB사업부를 통합한 PWM사업부를 올해 초 출범시키고 고액자산 관리 분야의 전문가 네트워크를 꾸린 것이 강점이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자산 100억 이상 고객에게 가업성장이나 자산승계 등 단계별 솔루션을 제공하는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다. 올해에만 관리 대상 가문이 50% 늘어나며 뚜렷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자산관리 명가인 삼성증권은 일찌감치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2020년 업계 최초로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패밀리 오피스 전담 지점인 'SNI 패밀리 오피스센터'를 오픈했다. 이에 따라 전통부유층은 물론 신흥부유층, 패밀리 오피스 고객까지 아우르며 가문별 고객 맞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가문 자산관리를 위해 자녀와의 1:1 집중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금융상품과 재무회계, 부동산 등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고액자산가를 위한 멤버십 제도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세이지클럽 멤버십 서비스는 VIP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 중 하나다. 금융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미술경매, 자녀 유학 분야, 문화예술 분야 등 초고액 자산가의 니즈를 반영해 프라이빗한 주제의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VIP 플러스 서비스도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의 유료 채널 중 인기 있는 콘텐츠를 선별해 무료로 제공하고, 국제정세 전망 등 굵직한 이슈를 다루는 이색 세미나 등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KB증권은 고액자산가 관리를 위해 VIP 특화점포를 늘리고 있다. 2022년에 압구정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산관리센터 1호점을 개설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신흥 부촌인 반포 원베일리에 2호점을 오픈했다. 연말에는 도곡 일대에 3호점 오픈도 준비 중이다. 특화점포를 통해 회계법인과 연계된 승계, 증여 등 세무 서비스와 은행과 관련한 절세 방안 전략 등을 제공한다. 고액자산가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절세와 자산 승계 등 자산관리 서비스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도록 한 전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프라이빗뱅커(PB) 채용을 확대해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PB직군만을 위한 공채 전형을 추가로 신설했다. 점차 늘어나는 금융자산과 고도화되는 자산관리 니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갖춘 PB 5~6명이 한 팀을 이뤄 고객에 적절한 자산관리 종합 솔루션을 제시한다. 슈퍼리치 전담 조직도 올해 신설하고 가업승계를 준비 중인 젊은 예비 경영자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눈에 띈다.

하반기 국내 경기침체 우려와 전통 브로커리지 시장의 포화로 증권사 간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주식, 채권, 부동산뿐 아니라 IB거래에도 관심이 많은 고액자산가가 많이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이 서비스를 폭넓게 운영하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 경쟁에 모바일 거래 활성화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면서 경쟁은 더 심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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