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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스프링클러 사각지대’…설치 의무 없는 노후건물 방치 언제까지

[아투포커스]‘스프링클러 사각지대’…설치 의무 없는 노후건물 방치 언제까지

기사승인 2024. 08. 2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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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명 사상자 발생한 부천 화재 호텔 등 노후건물,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아냐
숙박시설서 매년 300건 이상 불…전문가 "설치 의무 대상 건물 범위 확대해야"
통제된 부천 화재 호텔<YONHAP NO-2029>
24일 오전 경기 부천시 중동 호텔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 22일 이곳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아투포커스

화재사고로 19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 호텔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설치 의무 없는 시설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18년 이전에 지어진 10층 이하 숙박업소 건물에는 대부분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여관 건물의 스프링클러 설치기준은 1992년 소방법에 따라 지상 11층 이상 객실에만 설치가 의무화됐다. 이후 관련법 개정으로 2018년 6층 이상의 건물일 경우 설치가 의무화됐다. 다만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소급적용 되지 않는다.

이번 부천 호텔 화재 사고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는 노후 건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오래된 건물들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언제 어디서 또 다른 화재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건축물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서 준공 이후 30년 이상이 지난 주거용 건축물은 238만1669동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절반 이상의 건축물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숙박시설에서 발생하는 화재도 해마다 3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365건, 2020년 344건, 2021년 375건, 2022년 382건, 2023년 377건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인명 피해는 총 387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32명에 이른다. 화재 원인으로는 전기적 요인이 708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주의가 654건으로 이 뒤를 이었다.

숙박시설뿐만 아니라 공동주택에도 스프링클러 설치율은 35%에 불과해 전국 다수의 건물이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이 어려운 상태다. 인명과 재산피해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소방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와 빌라 등 전국 공동주택 전체 4만4208곳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비율은 1만5388곳(35%)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 건물의 범위를 확대하고 노후 건물에 대한 안전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스프링클러는 화재 초기 진압을 도와 인명과 재산 피해를 크게 줄여주기 때문에 특히 다중이용시설과 고층 건물에서의 설치는 안전을 위해 필수"라며 "노후 건물에 대해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간이 스프링클러 지원 사업이나 지원을 통해 스프링클러가 장착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 교수는 "집이나 원룸을 구할 때 공원, 병원 등의 지리적 위치를 살펴보는 것처럼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나 고가 사다리차가 닿을 수 있는지 이와 같은 화재 안전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스프링클러가 없는 건물은 아예 이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며, 이러한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2일 오후 7시 39분께 부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불이 나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발화 지점인 810호(7층) 객실 내 에어컨에서 생긴 불똥이 소파와 침대로 옮겨 붙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건물은 2003년 준공돼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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